anna325 2009. 6. 2. 21:20

하지만 너는 전화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나를 찾는 전화를 한다면

이 봄날 아침이 얼마나 아름답겠는지.

 

*신경숙, 깊은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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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하나 알려줄까..

'내 영역의 일이 아니라면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놓아 둘 줄도 알아야 된다는 거.."

이 비밀을 깨닫는데 나는 28년의 시간이 걸렸다.

최선을 다했으나 내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일은

그냥 있는 그대로, 흘러가는대로 놓아 둘 줄도 알아야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니, 사람에 대한 것은 이미 10년 전에 깨달았다고 할 수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그 때..

아무도 내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내 옆에 없었던 그 때..

다시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억지로 내 옆에 두지도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려 본 사람이라면 저 심정 알겠지..

예전의 나라면 나도 그랬을 테지만,

이제는 그냥 놓아둘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냥 놓아둘 것이다.

나에게 오는 것은 인연이구나.. 생각할 것이고

나에게서 멀어지는 것은 내 것이 아니었구나.. 생각할 것이다.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 무엇이든지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