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26~27(음2.5~6)-달, 목성, 금성, 화성
이번 겨울에 받은 연수가 저는 무척 재미있고 흥미로웠습니다. 그동안 남들처럼 그다지 치열한 삶을 산 것도 아닌데 밤하늘을 그렇게 오랫동안 올려다 본 것이 어렸을 때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천문대에서 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 것도 신기하고 목성의 줄무늬를 본 것도 신기했답니다.
그저께와 어제는 우연히 서쪽에서 기울고 있는 달을 보았는데 이번에는 그믐달이 아니라 초승달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배우긴 했지만 초승달, 그믐달, 상현달, 하현달의 밝은 부분이 늘 헷갈렸었는데 이번 연수로 또렷이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저께는 초승달 위와 아래에 별이 하나씩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스텔라리움’으로 찾아보았더니 위의 별은 목성, 아래의 별은 금성이었습니다. 동쪽에서 빛나던 붉은 별은 화성이었고요. 그저께 보았던 초승달, 목성, 금성이 함께 모여 있는 모습은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더구나 그 날의 달은 지금까지 제가 봤던 달보다 두 배 정도는 더 커 보이더라고요. 해도 동쪽이나 서쪽 지평선에 가까울수록 더 커 보인다고 하셨는데 달도 그 이유로 더 커 보인 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달밑에 목성이 있고 그 밑에 금성이 있었는데 지평선 근처에 있어 금성은 보지 못했답니다. 여전히 동쪽 하늘에는 화성이 있었고요.
그리고 이제 삼태성을 찾아서 오리온자리를 금방 찾을 수 있게 되었어요. 전에는 ‘삼태성’이란 단어조차 알지 못했던 제가 말이지요. 달과 행성, 별자리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저였는데 선생님의 연수를 듣고 달과 몇 개의 행성과 별자리를 알게 되어 정말 뿌듯하고 기쁩니다. 선생님은 전문가라서 이미 다 알고 계시는 내용이겠지만 저는 이제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제 스스로도 놀랍고 재미있어 말씀드려 봅니다.
-2012.2.28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