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여행기(1일차, 2019.7.30.화)-[나하시] 출발
[한국] 엔화 환율 1엔=10.92원, 100엔=1,092원, 총 118,000엔=1,288,560원 환전
[7박 8일]
-준비비: 1,514,864원
-8일간 총 생활비: 99,200엔(1,083,264원)+44,900원(한국에서 쓴 돈)=1,128,164원
-총 여행 경비: 2,643,028원
-1인당 여행 경비: 1,321,514원
(이 글에서 설명은 '프렌즈 오키나와-전명윤, 김영남'을 참고하여 썼다.)
올해가 친정 엄마의 칠순이다. 2018년도에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쓸쓸하게 맞이하는 엄마의 칠순이라 내 마음도 그리 좋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방학하기 한 달 전 쯤에 동료 선생님들이랑 점심을 먹는데 한 선생님이 친정 엄마의 칠순을 기념해서 유럽으로 둘이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퍼뜩 '아! 나도 올해 엄마가 칠순이신데 기념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올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을까? 며칠 후 남편한테 이야기하니 흔쾌히 다녀오라고 해서 본격적으로 여행 준비에 돌입했다. 우선 어디로 갈지를 정해야하는데 내가 임신 6개월 정도 되었던 때라 멀리는 가지 못할 것 같고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중에 정해야 할 것 같았다. 사실 일본, 중국, 동남아는 전에도 부모님을 모시고 한 번씩 가보았던 곳이라 이번에는 어디로 가면 좋을지 고민스러웠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며칠 동안 생각을 하다가 예전에 다른 학교에 근무할 때 한 선생님이 일본의 오키나와에 다녀왔는데 좋았다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오키나와는 우리나라의 제주도처럼 일본에서도 선호하는 휴양지라고 들었는데 그럼 이번 해외 여행은 여기로 가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한테 말씀드렸더니 좋다고 하셔서 오키나와로 최종 낙찰! 사실 일본은 2016년 2월에 후쿠오카의 유후인에 온천 여행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3박 4일 정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나라로 가고 싶었지만 내가 임신도 했고 다른 나라로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그래도 한 번 다녀와 좀 익숙한 일본으로 정한 것이다. 두 번째 가는 것이지만 오키나와는 우리에게 또 어떤 즐거움과 행복을 전해 줄 지 기대가 되었다.
나는 원래 해외 여행을 하면 약 6개월 전부터 가고 싶은 나라를 정하고, 가이드북을 정독하고,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가고 싶은 도시를 정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그 도시에서 보고 싶은 유적지나 공연 같은 것을 정하고 필요한 표들를 예매하는 등 좀 여유있게 준비를 하는 편인데 이번 해외 여행은 너무 늦게 결정하다 보니 시간이 한 달 반 정도 밖에 남지 않았었다. 늦은 만큼 부지런히 움직여 7월 한 달 동안 열심히 준비를 했고 드디어 오늘, 엄마와 나는 오키나와로 떠난다!
내가 예약한 t'way 항공사의 오키나와 행 비행기 표이다. 가격은 1인당 왕복 205,540원이다. 오후 2시 5분에 인천 공항을 출발해서 오후 4시 20분에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으로 비행 시간은 약 2시간 15분 정도 걸렸다. 이 가격에 위탁 수하물 1인당 최대 15kg까지 포함되어 있어 가격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오늘 아침 8시 40분에 천안 터미널에서 인천 공항으로 가는 공항 버스를 타야 해서 어제 엄마가 천안 집으로 올라오셔서 하룻밤을 주무셨다. 결혼 전에는 매주 주말마다 시골 집에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지냈는데 결혼을 하니 아무래도 시골 집에 자주 내려가지 못해 오늘처럼 엄마랑 같이 잘 수 있는 날이 참 소중하다. 아침에 6시 30분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마지막으로 빠진 짐이 있는지 살펴보고는 8시쯤 콜택시를 탔다. 천안 터미널까지는 택시로 10분 정도 걸리니 버스 시간은 넉넉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천안 터미널에서 인천 공항까지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공항에 내려서 제일 먼저 공항 안에 있는 약국으로 가 소화제(4,000원), 타이레놀(4,000원), 감기약(4,000원) 등 비상약을 샀다. 공항 약국은 일반 약국보다 좀 비싼데 깜빡하고 미리 준비를 하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게 되었다. 그리고 곧 t'way 항공 게이트가 열려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티켓팅을 하고 큰 짐을 부쳤다. 다행히 짐의 무게가 둘이 합쳐 30kg이 넘지 않아서 추가 요금은 내지 않아도 되었다. 비행기는 오후 1시 35분까지 탑승을 하면 되니까 그 전에 점심을 먹어야 했다. 공항의 4층에 있는 식당가로 올라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서울'이라는 한식당에 들어가 '불고기 정식(14,500원)'과 '알탕(11,000원)'을 시켜서 먹었다. 이 식당은 2018년 겨울에 부모님과 태국 여행을 마치고 인천 공항에 도착했을 때 아침을 먹었던 식당이었는데 우연찮게 오늘도 여기서 먹게 되었다. 그 때는 해물 순두부 찌개와 알탕, 오색 비빔밥을 먹었었는데 전날 저녁에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엄마랑 싸워서 아침에 밥을 먹을 때까지 둘 다 화가 풀리지 않아 아무 말도 없이 밥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빠와의 여행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고. 참 여러모로 사연이 많았던 식당에 오늘도 와서 밥을 먹게 되었다.
점심을 먹고는 곧바로 출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대기실로 갔는데 게이트가 114번이어서 공항 열차를 타고 오게 되었다. 공항 대기실 주변을 둘러보니 파리크라상이 있어 비행기 안에서 간식으로 먹을 요량으로 '뺑오쇼콜라(3,500원)'과 '크림치즈데니쉬(3,900원)'를 샀다. 원래도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트보다 더 고급베이커리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공항이라 그런지 빵 값이 더 비싸게 느껴졌다. 나중에 먹어보니 빵이 특별나게 맛있진 않던데 빵 값이 비싼 이유가 궁금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다보니 어느 새 탑승 시간이 가까워져 주변에서 오키나와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며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드디어 게이트가 열리고 탑승권과 여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비행 시간이 2시간 15분으로 짧아 비행기를 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기장이 잠시 후에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 도착한다는 방송을 했다. 창문으로 눈을 돌리니 끝없이 펼쳐져 있는 에메랄드 빛 바다와 몽실몽실 떠 있는 하얀 구름, 그리고 파랗고 맑은 하늘까지 이런 완벽한 풍경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3년 만에 다시, 일본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나오자 바로 모노레일 나하공항 역이 보였다. 모노레일은 나하에만 있는 교통수단으로 정식 명칭은 유이레일이다. 오키나와에 현존하는 유일의 철도로 2003년에 처음 개통했다고 한다. 총 길이는 12.9km이고 15개의 역으로 이루어져 있는 한 마디로 땅 위로 다니는 지하철 같은 교통 수단이다. 태국을 여행했을 때도 방콕에 모노레일이 있었는데 그 때는 좀 낯설고 노선과 정거장이 많지 않아서 탈 기회가 없었는데 나하의 모노레일은 역이 많아 여행 내내 모노레일을 잘 이용했다.
나하공항 역에서 숙소가 있는 미에바시 역까지 이용했는데 값은 300엔(3,276원)이었다.
미에바시 역에 도착해서 약 15분 정도를 걸어야 우리가 오늘 묵을 숙소, '엔스 포트사이드 도마리(1박 100,613원, 조식 불포함, 호텔스닷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호텔은 토마린 항 근처에 있는데 내일 토마린 항에서 배를 타고 토카시키 섬으로 떠날 예정이라 항구 근처에 숙소를 정한 것이다. 구글맵을 이용해 숙소를 찾았는데 다 와서 호텔 입구가 어디인지 몰라 그 앞을 왔다갔다 하며 조금 헤맸다. 호텔 간판을 너무 작게 만들어 놓아 한눈에 찾지 못한 것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대문짝만하게 간판을 걸어 놓았을 텐데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간판 하나에도 일본인 특유의 절약 정신이 배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처음 이 도시에 방문하여 애타게 호텔을 찾는 여행객들을 위해서라도 간판만큼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크게 걸어 놓았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예전에 후쿠오카를 여행할 때도 느낀 거지만 일본의 저가 호텔은 방이 정말 좁다. 물론 고가의 호텔은 방도 넓고 좀 더 편안하겠지만 물가가 한국보다 비싼 일본에서 고가의 호텔을 가기는 좀 부담스러워 이번에도 저가의 호텔을 예약했는데 와 보니 둘이 지내기에는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바닥에 큰 여행 가방 두 개를 펼쳐놓으니 사람 다닐 통로가 없어서 좀 불편했다. 그래도 나름 간이 주방도 있고 작은 냉장고도 있고 아기자기하게 있고 있을 건 다 있었다.
침실에는 더블 침대가 하나 있고 에어컨도 있었다. 침실에 난 문을 살짝 열어보니 작은 발코니가 있었는데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아서 사용하지는 않았다. 싱크대 맞은편에는 중국제이긴 했지만 세탁기도 있었고 친절하게 세제도 있었다. 우리는 하루만 묵을 예정이지만 여기서 여러 날 묵는 사람들은 빨래도 하면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는 화장실. 화장실도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혼자서는 충분히 쓸 수 있을 만한 공간이었고 청소 상태도 양호했다. 바닥으로 물이 튀지 않게 샤워 커튼이 있었고 비데도 있어서 편리하게 잘 사용했다. 그 후에도 여행 다니면서 눈여겨 보았는데 오키나와의 일반 호텔이나 공중 화장실에는 거의 다 비데가 있었다. 물론 필터 교체나 청소 등 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쓸 때마다 약간 의심이 들기는 했지만 호텔 비데는 그래도 믿고 편리하게 사용했다. 엄마는 비데를 처음 써 보시는 건데 써 보니 좋다시면서 집에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실 정도로 만족해하셨다.
내가 묵은 '엔스 포트사이드 도마리'이다. 1층이 리셉션인데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호텔 이름이 없다. 이러니 이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 한참을 헤맬 수밖에. 리셉션도 얼마나 작은지 호텔 리셉션이 맞는지 문 밖에서 갸우뚱갸우뚱하면서 쭈뼛쭈뼛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리셉션 옆 오른쪽 공간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다행히 짐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화는 면하게 되었다. 예전에 태국에 여행갔을 때는 우리가 묵었던 호텔 두 군데 모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느라 힘들었는데 여기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남자 없이 여자만 둘이라도 캐리어를 들고 올라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짐도 풀었으니 이제 저녁먹으러 슬슬 가볼까. 오늘 저녁은 숙소 근처에 아주 맛있는 고깃집이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가게 이름은 '시마규'. 맛집이라 그런지 이미 테이블이 만석이라 직원이 밖에서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밖에 간이 의자가 있어 앉아서 기다리는데 손님들이 하나 둘씩 더 오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한국인 가족도 있었는데 60대 정도 돼보이는 부모님과 30대 초반 정도 돼보이는 아들 가족이었다. 보통은 부모님과 딸들이나 남매가 다니거나 하는데 이 가족은 아들하고 같이 온 게 조금 낯설어보였다. 말하는 걸 들어보니 아들이 그리 살가운 편은 아니던데 그래도 부모님과 아들이 같이 여행 온 걸 보니 보기가 좋았다. 엄마랑 이야기하면서 약 30분 정도 기다리니 드디어 직원이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가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시킨 고기는 와규 꽃갈비살(chuck ribs, 1인분에 1,480엔, 16,161원), 와규 등심(loin, 1인분에 1,380엔, 15,069원), 와규 진갈비살(short ribs, 1인분에 1,080엔, 11,793원)이었다. 메뉴판에 나와있지 않아서 중량은 잘 모르겠지만 눈대중으로 보았을 때 100g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와규는 적절한 살코기와 마블링으로 연하고 쫄깃하며 육즙이 많아 풍미가 일품인 소고기를 말하는데 오메가-3, 오메가-6,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고급육이라고 한다. 또한 일본 토종 소를 바탕으로 한국 소 등 외국의 소들과 교배하여 만든 품종군인데 토종 와규의 적은 생산량과 높은 가격때문에 현재는 외국산 소고기도 많이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전에 일본 온천 여행을 갔을 때 이틀 동안 료칸에서 숙박을 했었는데 첫 날 저녁에 작은 개인용 화로에 소고기를 두 점 정도 올려서 구워먹었었다. 그 두 점의 소고기가 얼마나 맛있던지 입에 들어가자마자 사르르 녹아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는 기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먹은 고기가 와규였다. 내가 그동안 먹었던 한우 고기보다 훨씬 더 맛있는 소고기여서 지금도 그 때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는데 오늘도 그렇게 맛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고기를 시키니 고기와 기본 소스 2종류, 그리고 이름은 알 수 없지만 고깃국 비슷한 음식이 나왔다. 우리나라 고깃집을 가면 기본 밑반찬이 그래도 많이 나오는데 역시 일본은 일본인가. 고기를 시키면 정말 고기만 달랑 나온다. 상추나 마늘, 김치 등 반찬은 돈을 내고 시켜야 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일단 고기 먼저 시켜 보았다.
화로에 소고기를 올려보았다. 우리나라 소고기는 색깔이 선홍색인데 일본 와규는 분홍빛이 돌았다. 화로에 소고기를 많이 올려놓으면 자칫하면 탈 수 있으니 몇 점씩만 올려놓고 먹기로 했다. 많이 익히면 질길 수 있으니 살짝 익혀서 입에 넣어 보았다. 예전에 료칸에서 먹었던 소고기만큼 부드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많이 부드러웠다. 육즙도 풍부하고 마블링이 많아서 그런지 적당히 고소하고 맛이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이었다. 처음에는 기본으로 제공된 소스에 찍어 먹었는데 몇 점 먹으니 좀 느끼해서 나중에 소금을 달라고 해서 찍어 먹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먹던 습관이 있어서 그런지 상추와 마늘, 밥, 김치, 음료수 등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하나씩 시켜 보았다. 상추 1접시(480엔, 5,241원), 김치 1접시(480엔, 5,241원), 마늘 1접시(300엔, 3,276원), 밥 1공기(200엔, 2,184원), 파인애플 주스 2잔(1잔 300엔, 3,276원)을 시켰는데 상추도, 김치도, 마늘도 양이 전체적으로 좀 적었다. 그래도 소고기만 먹을 때보다 훨씬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역시 한국 사람은 김치랑 마늘이 있어야 혀! 종업원들도 친절한 편이고 배가 많이 부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 먹고 나왔다. 오키나와에서의 첫 식사가 만족스러워서 기분이 좋았다. 이 고깃집이 맛집은 맛집인지 손님이 끊이지 않고 왔고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도 꽤 많았다.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계산을 했다. 음식 값 6,600엔(72,072원), 세금 528엔(5,765원) 해서 총 7,128엔(77,837원)이 나왔다. 배부르게 먹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나오진 않았다.
저녁을 먹고 가게를 나오니 밖은 이미 해가 져서 깜깜해져 있었다. 여름이라 밤공기가 시원하게 느껴져 걷기가 좋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패밀리 마트가 있어 구경삼아 들어가 보았다. 내가 대학생이었던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도 패밀리 마트가 곳곳에 많았는데 지금은 모두 CU로 바뀌었다. 지금도 일본에는 패밀리 마트가 많은 걸 보니 아마도 일본 편의점 이름을 우리나라가 빌려서 사용하다가 CU로 바꾼 것 같다. 우리나라 편의점처럼 여기도 즉석식품, 도시락, 주먹밥을 비롯해서 각종 과자와 라면, 생활용품 등 없는 거 없이 빼곡히 다 진열해 놓았다.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내일 아침에 컵라면과 먹을 요량으로 스팸이 들어간 주먹밥 1개(314엔, 3,428원)랑 맛있어 보이는 과자 2개(214엔, 260엔, 2,336원, 2,839원), 그리고 오키나와의 유명한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블루 씰 아이스크림(1개 172엔, 1,878원)을 2개 샀다. 엄마와 사이좋게 아이스크림을 1개씩 나누어 먹으면서 골목길을 걸어가는데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기분이 즐거웠다. 비록 해외 여행할 때 늘 함께였던 아빠는 이제 안 계시지만 그래도 엄마와 이렇게 다시 여행을 왔다는 것이, 그리고 이 시간들이 새삼 고맙고 정말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