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즐거운 편지(2004~현재)

해 비치는 바다-서천 동백정

anna325 2007. 1. 18. 17:24

2006년 9월 23일 토요일 날씨 : 맑음

 

전어와 대하 축제로 전국이 시끌시끌했다.

일년 내내 서해에서는 이런저런 축제들로 항상 활기가 넘치는데 집에 내려간 김에 대하와 전어를 좀 먹어볼까 해서 서천으로 향했다.

 

전어축제를 하는 홍원항은 역시나 전국 각지에서 몰린 사람들로 붐볐는데 금방 잡아온 듯한 싱싱한 활어를 싼 값에 팔고 있었다. 대하와 전어를 사고 골뱅이도 좀 샀다.

 

그냥 가기는 아쉬워 가까운 마량포구의 동백정을 보고 가기로 했다. 동백숲이 조성되어 있어 4월에는 만발한 동백꽃을 볼 수 있고 등만 돌려 앉으면 해뜨는 것과 해지는 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서해안에서 몇 안되는 곳이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비로소 앞을 바라보니 끝없이 열린 서해바다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바다를 볼 때는 같은 바다인데도 늘 그 느낌이 달랐었는데 이번에는 음.. 뭐랄까.. 편안해지는 느낌.. 아늑하고 평화롭고 또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느낌은 내가 지금까지 바다를 보면서 한번도 느끼지 못한 것인데 가까운 곳에 이런 바다가 펼쳐지고 있는지 몰랐다.

 

동백꽃이 만발해 아름답다는 4월에도 꼭 와보고 싶다. 해뜨는 것도, 해지는 것도 구경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서해에서 해지는 것을 한번 본 적이 있는데 해뜨는 것 만큼이나 얼마나 장엄하던지.. 속에서 울컥하는 것을 참아야만 했던 것이다.

 

인생이 그렇듯이 별 기대없이 살아가는 동안에도 나에게 배달되는 행복은 여전히 존재하고 날 기쁘게 한다. 그 날 저녁 구워 먹었던 대하 만큼이나 즐거운 여행이었다.

 

*동백정 입장료 500원

*동백정 주차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