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즐거운 편지(2004~현재)

살고 싶어(2)-해남 땅끝, 완도

anna325 2009. 1. 13. 18:44

2009년 1월 7일 수요일 날씨 : 맑음

*땅끝 전망대에서 바라본 땅끝 바다

 

원래의 계획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온 김에 남해의 보리암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혼자서라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후에 남해에 가기 전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하신 땅끝마을에 들렀다. 남도 중의 정말 남도, 해남 땅끝마을.. 예전에 도보여행 할 때 출발지였던 곳이기도 해서 나에게는 추억을 찾아가는 여행이 되기도 했다. 내가 걸어갔던 길, 보았던 산, 점심을 먹었던 식당, 잠시 쉬어 갔던 학교 등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이 새록새록했다. 엄마가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지?" 물으셨지만 난 다시 하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추억으로 내 남은 삶을 씩씩하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땅끝 전망대에 올라 드넓은 바다와 점점히 박혀있는 섬들을 둘러 보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엄마는 6년 전 내가 여기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그 때부터 여기를 와보고 싶으셨던 것이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엄마도 여기저기 우리 나라가 많이 궁금하셨던 것이다.

 

다음으로는 남해로 가는 길에 땅끝 바로 옆에 있는 완도에도 들렀다. 완도는 가운데 섬을 중심으로 빙 둘러서 도로가 나 있는데 한바퀴 돌고 나니까 엄마는 완도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면서 내내 놀라워 하셨다.

 

점심은 장흥의 '신녹원관'에서 한정식을 먹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한정식을 잘한다는 것을 얼핏 본 기억이 나 2시가 훨씬 넘은 시간에 들렀다.

 

*신녹원관 한정식(보통)

 

방에 앉아 있으면 상에 저렇게 차려서 두 아주머니께서 번쩍 들고 오신다. 가운데 산낙지가 있었는데 우리 모녀는 산낙지를 못먹기 때문에 식사가 끝날 때까지 왕따를 당하였다. ㅋ

그런데 맛은 뭐... 그냥 그저 그랬다. 평범한 식사였달까.. 일부러 찾아와서까지 먹을 만한 것은 아닌 것 같더라.

 

4시간 여를 달리고 달려 남해에 도착했다. 예전에 한예슬이 나오는 드라마가 여기서 촬영된 것을 알고는 남해를 기억하게 되었다. 사실 그 전에는 남해라는 곳이 있는 줄도 몰랐다는...

남해대교를 건너기 전에 바다를 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해돋이는 가슴 벅찬 설렘을 안겨준다면 해넘이는 장엄하면서도 쓸쓸하다.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지는 해를 보고 있자니 괜히 마음 심란해서 눈물이 날 뻔 하였다.

 

 

 

*땅끝 전망대 입장료-1,000원, 주차료 무료

*신녹원관 한정식(보통)-15,000원, (특) 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