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2일 일요일 날씨 : 맑음
순한이 만나는 날이다.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었는데 이번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합격했다고 연락을 해왔을 때, 한시름 놓은 부모의(?) 마음이랄까.. 하하.. 그런 기분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축하도 해주고 얼굴도 보고 할 겸 만나자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점심 때쯤 만나서 우선 점심을 먹기 위해 코엑스로 향했는데 강남역의 '뽀모도로' 스파게티 집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스파게티도 좋아해서 그럼 그거 먹으러 갈까.. 하고 다시 강남역으로 왔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이다.
골목을 두 번이나 훑었는데도 없었다. 시간은 2시를 향해 가고 배는 고프고..
그래서 할 수 없이 예전에 갔었던 '노리타'에 갔다. 늦은 시간이었는데 다들 늦은 점심을 하고 있는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2005년 3월 처음 발령을 받아 순한을 만났을 때 왔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왔을 때는 거의 비어있어서 조용하고 좋았는데 오늘은 좀 시끄럽다.
어쨌든 스파게티 하나와 해물 리조또를 시켰다. 스파게티 이름들이 하나 같이 어찌나 어렵던지..
나중에 다시 온다 해도 같은 것은 못시키겠다.
순한이는 행복해 보였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라면 절대로 그런 직업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여자로서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순한이가 놀랍지만 그 애는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아주 편안해 보이는 순한.. 이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점심을 먹고는 다시 코엑스로 와서 국화 전시해 놓은 것을 구경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국화향은 그윽했다. 혼자가 아니라 더 좋았다.
난 어디를 가거나 뭘 보거나 할 때마다 대체로 혼자여서 외로웠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그 주변에서 댄스 페스티벌이 있어서 그것도 잠깐씩 구경하고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비타민 음료를 받아들고는 소녀처럼 웃기도 했다.
코엑스 안에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현대백화점에서 치즈케잌도 샀다.
순한은 치즈케잌을 정말 좋아한다. 서울에서 만날 때마다 치즈케잌을 먹을 정도로...
석촌호수에 들렀다. 해가 지고 있는 풍경에 우리도 함께...
여기서 순한의 집이 가까워 자주 운동하러 나왔다고 했다.
건물에 햇빛이 가릴 때마다 자리를 옮겨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다시 천안으로 내려왔다.
좋았다.
편안한 친구와
맛있는 점심과
반짝이는 가로등 불빛과
싸늘한 밤공기까지도
모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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