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관측기

2012.5.5(윤3.15)-태양, 금성, 토성, 화성

anna325 2012. 9. 12. 03:25

날씨 : 구름 조금

 

드디어, 마침내, 이윽고! 천체 망원경으로 태양을 관측하는데 성공했답니다. 선생님 말씀이 맞았어요. 그동안은 그 오랜 시간을 태양 주변만 맴돌았나 봐요. 망원경 맞추는데 아주 긴 시간이(한 시간 정도) 걸려서 그만 하려 했을 때 마침 태양이 보여서 너무 놀라고 기뻤어요.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답니다. 달을 처음으로 찾았을 때보다 다섯 배 정도는 더 기뻤습니다. 서쪽으로 서서히 지고 있는 태양 위로 엷은 구름이 자꾸자꾸 지나가고 마침내 산마루에 걸렸을 때는 숲의 나뭇잎들이 태양 앞에서 하늘거리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태양이 완전히 지는 모습까지 보려 했지만 금세 짙은 구름이 몰려와 볼 수 없어 무척 아쉬웠습니다.

 

밤이 되었을 때도 구름이 있어 행성을 관측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머무르는 구름이 아니라 흘러가는 구름이라서 구름 사이사이로 행성을 관측할 수 있었어요. 금성, 토성, 화성을 모두 찾았는데 금성은 관측회 때 보았던 것처럼 초승달 모양이었어요. 예전에도 한 번 보았는데 지금보다 훨씬 작았던 것을 보니 금성이 아니라 다른 별이었나봐요. 금성은 앞으로 조금씩 더 얇아지던데 이번 주말에도 관측을 해봐야겠어요.

 

보름이라서 달이 밝았지만 달 위에 있던 토성을 관측할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생각보다 아주 작아서 토성의 미니어쳐를 보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고리는 아주 선명했어요.(저희 어머니 표현을 빌리자면 물동이의 손잡이 모양이었어요.) 지난 토요일은 깊은 밤까지 기쁨과 행복이 비처럼 내리는 멋진 날이었습니다.

 

일요일에는 한 번 더 태양을 관측했는데 이번에는 헤매지 않고 금방 찾았답니다. 토요일에 보았던 흑점이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태양의 자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어요. 선생님이 말씀해 주시지 않았다면 태양 관측을 어렵게만 생각하고 단념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토요일에 관측회를 하지 않았다면 금성은 예전에 보았던 작은 별이라고 지금까지 생각했을 것이고요. 토성은 고리가 과연 보일까 의문을 가지고 있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게 되었답니다.  

 

-2012.5.5.7 문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