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태국(2018)

태국 여행기(5일차, 2018.1.24.수)-[방콕]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 매끄롱 위험한 기찻길 시장, 로즈 가든, 반얀트리 호텔 압사라 디너 크루즈

anna325 2020. 9. 2. 17:38

(이 글에서 설명은 '프렌즈 태국-안진헌'을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여행 5일째 되는 날이다. 엊그제 공항에서 내린 것 같은데 벌써 5일이나 지났다. 아침으로는 눌은밥과 라면 2개를 끓여 먹었다. 오늘은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과 '매끄롱 위험한 기찻길 시장', '로즈 가든'(택시 1일 단독 투어, 1인당 1,470바트, 52,523원)을 여행하고 '반얀트리 호텔 압사라 디너 크루즈'(1인당 2,000바트, 68,000원)에서 우아하게 저녁을 먹을 예정이다. 오늘 일정도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택시 투어로 미리 예약을 하고 왔다. 아침 8시에 택시가 우리를 데리러 올 예정이다. 

 

숙소 로비에서 택시를 기다리다가 밖으로 나갔는데 숙소 앞에 이런 게 있었다. 코끼리를 모셔 놓은 것 같은데 아마도 숙소 주인이 힌두교를 믿는 것 같다. 숙소에서 일하는 할머니신지 한 할머니가 마침 바나나를 들고 나가 여기에 놓는 걸 보았다. 우리나라 제사 지내듯이 여기도 이렇게 매일 새 음식을 놓고 집안의 안녕과 평안을 비나보다.

 

드디어 택시를 타고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으로 가는 길이다. 수상시장은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104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차로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방콕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오니 차도 없고 도로가 한산하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방콕에 수상시장이 활발하게 운영되었으나 육로 교통이 발달하고 도시가 성장하면서 수상시장의 옛 모습을 찾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이런 옛 정취를 아직까지 그대로 간직한 곳이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인데 방콕 주변의 수상시장 중 가장 규가 큰 곳으로 행정구역상 랏차부리 주에 속해 있다. 수상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보트에 각종 채소와 과일, 음식을 싣고 수로를 돌아다니며 활발하게 상거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운하를 향해 계단과 출입문을 내놓고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상인들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물건을 팔기도 하고 운하를 따라 상점을 내어 배를 타고 관광하는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팔기도 한다. 

 

먼저 택시 기사가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사주어서 먹었다. 특별히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 달고 시원해 먹을만 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맛이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시장에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가 많았다. 아무래도 날씨가 더운 나라여서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많은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우리는 택시 기사가 소개하는 배를 타고 수상시장을 한바퀴 돌았다. 배를 타고 쌀국수, 각종 과일, 아이스크림, 기념품, 옷, 모자 등을 파는 상인들이 정말 많았다. 운하 양쪽으로는 점포에 물건을 가져다 놓고 파는 상인들도 많았는데 관광객들은 배에서 파는 물건이나 음식에 더 관심이 많았다. 지나가다가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사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상인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물건을 팔고 있다. 저 뒤에는 모자를 쌓아 놓고 파는 상인들도 보인다.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파는 배도 보이고.

 

여기는 시장 입구 쪽인데 시간이 지나니 관광객이 더 많아져 배도 더 많아졌다. 오른쪽으로 그림을 파는 상인도 있다.

 

한 아저씨는 계단에 걸터 앉아 아주 자연스럽게 쌀국수를 한 그릇 먹고 있다.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파는 상인과 튀긴 바나나를 파는 상인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 위에는 커다란 뱀을 목에 감고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도 있다. 처음에 봤을 때는 너무 깜짝 놀랐는데 그래도 뱀을 몸에 감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보다.

 

배에 계란이 실려있는 것을 보니 팟타이를 만들어 파는 상인인 것 같다.

 

시장 입구를 벗어나면 관광객이 별로 없어 운하도 상인들도 한가하다. 여기는 장사가 잘 되는지 모르겠다.

 

화려한 가방과 신발, 옷들.

 

각종 양념을 파는 가게들도 있다. 태국은 프랑스, 중국과 더불어 세계 3대 요리 대국 중 하나로 각종 양념과 향신료가 발달해 있다.

 

다양한 모양의 배들이 오고 간다. 주차 타워처럼 배를 층층으로 쌓아 정박해 놓은 모습이 이색적이다.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시장 입구 쪽으로 돌아왔는데 그 사이 관광객과 배들이 많아져 배가 움직이지 못하고 정체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우리는 배에서 바로 내리지 못하고 거의 한 시간 정도나 배 안에서 기다린 후에야 간신히 내릴 수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기사도 마음이 급했는지 서둘러 다음 행선지로 출발했다. 시장 입구 쪽에 있던 상점들도 천천히 구경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각종 기념품을 파는 상인

 

오늘의 두번째 행선지인 '매끄롱 위험한 기찻길 시장'에 도착했다. 매끄롱은 방콕 서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싸뭇 쏭크람 주에 있는 작은 도시로 위험한 기찻길 시장이 유명하다. 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재래 시장이지만 기찻길에 좌판을 내놓고 장사를 하다가 멀리서 기차가 오면 일사분란하게 차양막을 걷고 좌판에 있던 물건을 들여 놓아 정리한다. 그리고 기차가 다 지나가면 다시 일사분란하게 차양막을 치고 좌판에 물건을 진열하여 장사를 한다. 기차가 하루에 4번 왕복하여 운행하는데 상인들이 하루 4번 이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이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재미있어 보이기도 하여 '딸랏 안딸라이(위험한 시장)'라는 별명으로 관광객들에게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 기차가 이동할 때마다 차양막을 접었다 폈다 하는 모습에서 '딸랏 롬훕(우산을 접는 시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다행히 기차가 서행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다. 

 

평소에는 이렇게 사람들이 철로 위로 지나다니며 시장 구경을 한다.

 

각종 채소와 과일, 옷, 기념품, 해산물, 가공 식품 등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재래 시장이다. 기찻길을 중심으로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어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상점을 구경할 수 있다. 

 

역무원이 초록색 깃발을 들고 호루라기를 불고 있다. 드디어 기차가 들어오나 보다. 이 때는 사람들이 기찻길로 통행하지 못하고 기차가 지나갈 때까지 옆에 서서 기다려야 한다. 상인들이 일사분란하게 차양막을 다 걷고 좌판에 있던 물건을 들여놓고 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기차 바닥에 물건이 닿지 않는다. 물건이 닿지 않을 만큼만 치워 놓는 것이다.

 

기차가 완전히 지나가고 건널목에도 기다리던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참이 지나자 역에 들렀던 기차가 다시 오고 있다. 상인들은 또 다시 차양막을 걷고 좌판에 있던 물건을 정리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나는 모습이라 재미있기도 하도 신기하기도 했다.

 

시장 끝에는 이렇게 매끄롱 기차역(싸타니 롯파이 매끄롱)도 있다. 역 중앙에는 국왕의 사진도 예쁘게 장식하여 걸어놓았다. 역무원들이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간은 12시 7분 정도 되었군.

 

기차역은 작았지만 깔끔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이 날 날씨가 무척 더웠다. 그래도 기찻길 옆에 있는 상점과 골목 안에 있는 상점, 길가에 있는 상점들까지 다 돌아 다니며 구경을 했다. 예전에 있었던 우리 나라 구멍가게 같은 상점도 있고 약국, 음식점, 무엇을 파는지 잘 모르겠는 작은 상점까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기찻길 맨 끝자락에 있던 상점에서는 말린 망고 6봉지(1봉 120바트, 4,080원)와 코코넛 스낵 3봉(1봉 80바트, 2,720원)도 샀다. 총 960바트였는데 아주머니한테 깎아달라고 하니 20바트 깎아 주어서 940바트(31,960원)에 샀다. 한국에 가서 주변 지인들에게 나누어줄 선물이다. 맨 아래 사진은 코코넛 스낵. 달콤하고 고소하고 맛있었다.

선물까지 야무지게 사고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다시 택시를 탔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택시 안에 있던 생수가 뜨거운 물로 변해 있었다. 그래도 에어컨을 켜니 바로 시원해져서 다행이었다.

 

점심은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먹었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처럼 다양한 상점과 음식점이 함께 있는 곳이었는데 무척 크고 깨끗한 마트였다. 택시 기사는 몇 시까지 오라는 말만 남긴 채 떠나고 우리는 'MK수끼'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행사에서 예약해서 그런지 점심은 택시 기사가 지정해 준 식당에서만 먹어야 했다. 하지만 아유타야에서도 그렇고 여기도 굉장히 맛있어서 별로 불만은 없었다. 'MK수끼'는 태국의 샤브샤브 체인점으로 태국 곳곳에 있는 식당이다. 수끼는 태국식 샤브샤브를 가리키는 말인데 우리는 한국에서도 샤브샤브를 즐겨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어서 다행이었다.

식당에 들어가니 미리 좌석이 지정되어 있었고 기본 그릇이 놓여 있었다. 메뉴판을 가져다 주어서 이것저것 샤브샤브 해먹을 각종 채소와 고기를 시켰다. 우리가 시킨 음식은 돼지고기 1인분(55바트, 1,870원), 소고기 1인분(52바트, 1,768원), 야채 모듬(160바트, 5,440원), 버섯 모듬(129바트, 4,386원), MK 어묵 6개(72바트, 2,448원), 우동(44바트, 1,496원)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샤브샤브할 때 돼지고기는 먹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소고기만 시킬까 하다가 돼지고기도 한 번 먹어보자 하여 시켰는데 왠걸! 돼지고기가 훨씬 부드럽고 맛있었다. 어쩐지 조금 더 비싸더라니. 그래서 결국 돼지고기를 3인분이나 더 시켜서 먹었다. 1인분이 너무 적기도 했고 돼지고기가 정말 맛있어서 나중에 나온 3인분도 금방 먹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돼지고기 샤브샤브는 없는 걸까? 만약 돼지고기로 샤브샤브를 한다면 금방 대박이 날 것 같은데 말이다.

채소 모듬에는 샤브샤브에 꼭 들어가야 하는 청경채와 팽이버섯, 배추가 있었고 당근과 고수도 있었다. 특이하게 옥수수와 채썬 양배추가 있었는데 끓였더니 나쁘지 않았다. 버섯 모듬에는 팽이버섯과 새송이를 닮은 버섯, 만가닥 버섯을 닮은 버섯이 나왔다. 이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 만가닥 버섯이 흔하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지금 다시 보니 만가닥 버섯을 닮았다. 어쨌든 버섯은 종류별로 다 좋아하니까 듬뿍듬뿍 넣어야지.

 

우선 육수에 채소와 버섯과 어묵을 퐁당 넣고 한소끔 끓어오르기를 기다렸다. 육수 또한 예술이었다. 한국에서도 여러 식당에서 샤브샤브를 먹어보았지만 이 집 육수도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맛있었다. 순하면서도 깊고 감칠맛이 있었다. 한국에도 수끼 식당이 있다면 자주 가서 먹어보고 싶은 그런 맛이었다.

 

어묵은 이 식당에서 직접 만드는지 'MK어묵'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어묵도 정말 좋아하는 메뉴라 시켰는데 이것도 정말 맛있었다. 음.. 이렇게 다 맛있으면 어떡해. 이 날도 어쩔 수 없이 과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MK 수끼' 식당의 마스코트 같은데 냅킨이 꽂혀 있었다. 배추를 형상화한 듯한 모양이다.

 

채소 모듬 160바트

 

버섯 모듬 129바트

 

MK 어묵 6개 72바트

 

우동 44바트

 

돼지고기 55바트

 

소고기 52바트

 

돼지고기 3인분 165바트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에 이런 체중계를 보았다. 1바트를 넣으면 체중을 잴 수 있다. 이런 걸로 돈을 벌다니 정말 생각이 기발하다.

 

점심을 먹고 로즈 가든으로 가는 도중에 주유소에 들러 주유를 했다. 주유구가 차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네트를 안에 있었다. 주유할 때마다 본네트를 열어야 해서 좀 불편할 것 같았다.

 

태국의 주유소. 다른 차들도 본네트를 열고 주유를 하고 있었다.

 

주유를 하는 동안 옆에 휴게소에서 기다렸는데 이렇게 바나나를 구워서(끌루어이 탑) 팔고 있었다. 맛이 궁금해서 몇 개 샀는데 군고구마처럼 달콤하고 촉촉한 맛을 기대했건만 단 맛도 없고 촉촉하지도 않고 아무튼 맛이 별로였다.

 

주유를 끝내고 '로즈 가든'으로 가는 길이다. 로즈 가든은 방콕에서 서쪽으로 32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파타야의 농눗 빌리지와 비슷한 전형적인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장이다. 태국의 다양한 전통 무용과 결혼 장면 재현, 무에타이 등의 내용으로 1시간 정도의 공연이 이어진다고 한다. 공연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건물이 태국 전통 가옥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공연장 입구에는 전통 의상과 수공에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간단한 코끼리 쇼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가는 길에 구급차를 보았다. '용'이라는 한자가 써 있다. 구급차가 가는 것을 보니 사고라도 난 건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가는 길에 차가 너무 막혔다. 마음이 급했지만 그렇다고 날아갈 수도 없고 택시 안에서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기사와 오랜 시간 있으려니 지루하기도 했다. 차가 움직여야 바깥 구경이라도 할 텐데 말이다.

 

가는 길에 찍은 가구 상점. 1인용 소파에 플라스틱 의자, 장식장, 침대 등 여러가지 가구를 팔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드디어 로즈 가든에 도착했다. 그런데 차가 너무 막혀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는 바람에 결국에는 공연을 보지 못했다. 나도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이었지만 무엇보다 부모님이 보시면 색다른 경험이 되셨을 텐데 너무 아쉬웠다. 여행하다 보니 이런 경우도 다 있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쉽기도 했지만 화가 점점 치밀어 올랐다. 오늘 예약한 여행 상품이 1인당 1,470바트로 52,523원 정도 되는데 여기에는 로즈 가든 입장료와 공연 관람료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보고 싶었던 공연을 보지 못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공연은 보지도 못하고 공연 관람료만 낸 꼴이 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 여행사 담당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공연 관람료를 환불해 달라고 했다. 다행히 직원이 수긍을 하여 택시 기사에게 1인당 200바트씩 총 600바트를 돌려주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그러고 나니 화난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고 기분도 괜찮아졌다. 하긴 공연을 못 보았으니 관람료를 돌려 받는 건 당연하지. 돈 문제를 해결하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천천히 로즈 가든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꼭 우산을 펼쳐 놓은 모양으로 서 있는 나무가 멋있었다. 나무가 커서 전지하기도 힘들텐데 일정하게 모양을 유지하는 걸 보니 신기했다.

 

나무 옆에는 태국 전통 가옥 모양으로 지은 근사한 건물이 있었다. 옛날에 이런 건물이 있었으면 꽤 부잣집이었을 듯.

 

잔디가 굉장히 잘 관리되어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로즈 가든 가운데에 큰 호수가 있었는데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가 나 있고 전통 가옥 모양의 건물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호수에서는 분수도 나오고.

 

키가 작은 야자수에 코코넛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반얀트리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름은 확실하게 잘 모르겠다.

 

곳곳에 이런 산책로가 있었다. 마치 열대우림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나무와 풀 들이 우거져 있었지만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기분좋게 산책할 수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풀들이 많아서 식물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산책하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큰 규모의 호수. 부레옥잠 비슷한 물풀들이 호수 위에 떠 있었다.

 

시간이 넉넉하면 이런 정자 같은 곳에 앉아서 좀 쉬었다 가면 좋을 것 같다.

 

나무로 만든 작은 다리

 

등나무처럼 생긴 덩쿨식물이 자라는 곳

 

태국의 전통 가옥. 더운 나라라 그런지 집을 지면에서 한참 띄워서 지은 게 특이하다. 집을 저렇게 지으면 땅에서 올라오는 지열과 습기를 막아 한결 시원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해서 로즈 가든 구경을 마쳤다. 입구로 나오니 기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 관람료를 환불해 달라고 하자 여행사 담당자에게 연락을 받았다면서 돈을 돌려주었다. 만약 공연을 보았으면 지금처럼 로즈 가든 곳곳을 산책하며 구경하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언제 또 여기 와 보겠는가. 로즈 가든을 산책한 것도 물론 좋았지만 공연을 보지 못한 것은 그래도 여전히 아쉬웠다. 

 

기사가 어디서 내려주어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오늘 저녁에 '반얀트리 호텔 압사라 디너 크루즈'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리버 시티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대부분의 디너 크루즈는 여기 리버 시티 선착장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반얀트리 호텔 압사라 디너 크루즈는 반얀트리 호텔에서 운영하는 디너 크루즈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왕실 코스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고급 디너 크루즈라고 하여 조금 비싸지만 예약해 보았다. 또한 음식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 뷔페식이 아니라 코스식으로 나온다고 하여 더욱 마음에 들었다. 뷔페식이면 음식을 가지러 왔다갔다 해야 해서 차분하게 바깥 풍경을 구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압사라 디너 크루즈는 저녁 8시~10시까지 운행되기 때문에 7시 30분부터 입장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5시 정도에 도착을 해서 시간이 좀 남아 리버시티 쇼핑몰을 구경했다. 쇼핑몰 복도를 지나다가 이렇게 금과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장식품을 보았다. 중국도 그렇지만 태국사람들도 금과 보석으로 장식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왕궁과 사원 등도 하나같이 금과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해 놓은 것을 보니 말이다.

 

윗층으로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이렇게 터치스크린 식으로 되어 있어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터치스크린 식의 엘리베이터는 보지 못했는데 태국은 있다니 말이다. 

 

고급 쇼핑몰답게 천정에도 역시나 화려한 장식품을 걸어 놓았다. 관광객들과 쇼핑하는 사람들, 디너 크루즈를 예약한 사람들로 쇼핑몰은 북적북적했다. 우리도 아이 쇼핑을 했는데 값도 비싸고 딱히 사고 싶은 물건도 없어서 다른 물건은 사지 않았고 'Boots'에서 베이비파우더(36바트, 1,224원)를 샀다. 매일 덥고 땀이 많이 나서 그런지 허벅지 안 쪽이 쓰리고 아팠기 때문이다.

 

복도에 태국의 옛날 배 모형도 전시를 해 놓았다. 앞뒤로 길고 날씬한 배인데 역시나 금으로 화려하게 장식해 놓았다.

 

드디어 7시 30분이 되어서 디너 크루즈를 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대부분의 디너 크루즈가 여기서 출발을 하기 때문에 다른 디너 크루즈들도 손님을 태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디너 크루즈는 여기서 출발해서 라마 8세 대교까지 왕복을 한다고 한다. 짜오프라야 강변을 따라 고층 빌딩들이 불을 밝히고 서 있어 이 밤의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이제 우리도 곧 디너 크루즈 여행을 떠날 것이다. 부모님은 지금까지 한국, 외국 어디에서도 식사를 하며 디너 크루즈를 타 보신 적이 없고 나는 뉴질랜드에서 낮에 한 번 타 본 적이 있는데 밤에 타 보는 것은 처음이라 마음이 무척 설레고 기대가 되었다.

 

다른 배들도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손님들에게 즐거운 저녁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우리가 탈 압사라 디너 크루즈 배가 우리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 18세기로 시간 여행이라도 다녀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고급스러워 보였다. 승무원들의 복장도 주황색으로 맞춰 입어 배와 분위기가 잘 어울렸다.

 

승무원이 안내해 준 자리에 앉았는데 웰컴 드링크와 에피타이저, 기본 식기, 냅킨, 물수건 등이 세팅되어 있었다. 웰컴 드링크의 색깔이 붉은색이라 분위기가 더욱 고급스러워 보였다. 

 

테이블마다 손님들로 꽉 찼는데 대부분 노랑머리의 외국인 관광객들인 것 같았다.

 

테이블 위에는 오늘의 요리가 이렇게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메뉴 옆에 G와 N이 적혀 있었는데 G는 음식에 글루텐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고 N은 음식에 견과류가 들어가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혹시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참고해서 먹어야 할 것 같다.

 

이미 세팅되어 있던 에피타이저인데 메뉴에는 나와 있지 않았다. 쌀과자를 기름지지 않게 튀긴 음식인데 꼭 누룽지 같았다. 소스는 새우살과 게살을 다지고 코코넛오일을 넣어 만든 소스인데 쌀과자를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오래되어서 지금은 어떤 맛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아쉽다.

 

달콤하고 시원한 웰컴 드링크와 함께 먹으니 퍽퍽하지 않고 좋았다. 이 꽃은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태국의 레스토랑이나 음식 위에 장식으로 많이 사용하는 꽃이다. 꽃 한송이로 평범한 음식이 더욱 고급스럽고 아름다워 보인다.

 

음식을 먹으며 야경도 구경했다. 강을 따라 줄을 서 있는 고층빌딩과 가로등의 불빛들이 물 위로 하늘하늘 춤을 추고 있었다.

 

압사라 디너 크루즈는 옛 왕실의 음식이 코스식으로 나온다. 우리나라로 치면 궁중 한정식이라고 할까. 야경을 구경하는 사이 첫번째 음식이 나왔다. 바삭하게 튀긴 게살에 역시 바삭하게 튀긴 쌀국수를 곁들여 먹는 음식, 과일에 달콤하고 풍미가 좋은 땅콩 소스를 올려 먹는 음식, 새우를 다져서 어묵처럼 둥글게 튀긴 음식, 구운 오리고기에 매운 소스를 입히고 볶은 쌀가루와 칠리 민트를 얹은 음식이 나왔다. 하나하나 맛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정갈하고 예쁘게 담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압사라 디너 크루즈는 모든 테이블이 창 쪽으로 배치가 되어 있어 어느 테이블에 앉건 야경을 볼 수 있다. 승무원이 야경을 배경으로 한 팀씩 사진도 찍어 주었다. 

 

첫 번째 음식을 먹고 나면 바로 다음 음식이 나오지 않고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강을 따라 고층 빌딩과 가로등, 유적지 등이 나란히 서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사진 오른쪽으로 세 개의 지붕이 나란히 있는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은 예전에 방콕 시청으로 쓰던 건물이라고 한다. 

 

'산타 크루즈 성당' 건물도 보였다. 100년 이상 된 역사를 지닌 포르투갈 풍의 성당이라고 한다. 태국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전형적인 남방불교 국가로 전 국민의 95%가 불교를 믿는 나라인데 성당이 있어서 신기했다. 3.8%는 이슬람교도라는데 나머지 1.2% 안에 기독교와 카톨릭교인들이 소수 있나 보다. 

 

'위차이 프라씻 요새(Wichai Prasit Fort)' 이다. 1688년에 만들어진 유서 깊은 곳으로 짜오프라야 강의 방위를 담당하던 요새로 타이만 바다에서 짜오프라야 강으로 올라오는 배들과 적군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태국 국기와 해군기가 걸려 있다. 

 

드디어 크루즈 여행의 하이라이트, 새벽 사원 '왓 아룬'에 도착했다. 어제 낮에 가 본 곳이지만 밤에 보니 느낌이 또 색달랐다. 라마 9세가 서거하기 전에는 탑에 무지개 색으로 변하는 조명을 설치해 무척 화려했다는데 라마 9세의 서거를 애도하기 위해서인지 지금은 꼭대기에 전등 하나만 달아 놓았다. 여기서는 배가 잠시 정박해 승무원들이 한 팀씩 밖으로 불러 사진을 찍어 주었다. 단체로도 찍고 독사진도 찍고 왓 아룬 사진도 찍고 원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다 같이 찍은 사진은 나중에 하선할 때 종이 액자에 끼워서 기념으로 준다. 사진을 찍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화까지 해서 액자에 끼워주다니. 제대로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서 살짝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그나저나 왓 아룬은 밤에 보아도 여전히 멋있군.

 

사진을 다 찍고 자리로 돌아와 앉으니 스프를 가져다 주었다. 이 스프는 태국 이름으로 '똠카까이'라고 하는 코코넛 밀크스프이다. 코코넛 밀크에 닭고기, 고수, 라임잎이 들어간 스프인데 고수가 없이 나왔다. 생각해 보니 아까 리버 시티에서 줄을 서 있을 때 직원이 고수를 먹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을 때 못 먹는다고 했었는데 그래서 빼 주었나 보다. 흠.. 여기는 정말 고객 감동이 무엇인지 알고 또 그것을 정확하게 실천하는 크루즈인 것 같다. 여기서도 또 한 번 감동 감동! 맛은 아마도 코코넛 밀크가 들어갔기 때문에 달고 부드러웠을 것 같다.

 

똠카까이에는 주로 닭고기가 들어간다고 한다.

 

이제 배가 서서히 움직여 왓 아룬을 떠나고 있다. 

 

배가 유영하듯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도 야경을 천천히 구경했다.

 

야경을 구경하는 동안 메인 요리가 나왔다.

이 음식은 게살과 베텔 잎을 넣은 '깽 펫(레드 커리)'인데 삶은 달걀, 쌀국수와 함께 나왔다. 깽 펫은 고추를 주 재료로 써서 붉은색을 띤다. 커리에 쌀국수도 비벼 먹고 삶은 달걀도 찍어 먹었다. 

 

이 음식은 튀긴 돼지 고기인데 같이 나온 붉은색 소스에 찍어 먹는다. 

 

튀긴 농어에 달콤하고 신 소스를 곁들여 만든 음식이다. 탕수육처럼 달콤하고 맛있었다.

 

어린 옥수수, 버섯, 청경채, 죽순 등 다양한 채소에 굴소스를 넣고 볶은 음식이다.

 

브라운 슈가와 자스민을 함께 넣고 바나나잎으로 감싸 찐 바나나잎밥도 같이 나왔다. 위에 소개한 반찬들과 같이 먹으면 되는데 브라운 슈가가 들어가서 약간 달달하기도 하고 자스민과 바나나잎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맛이 특별했다. 마치 우리나라의 연잎밥을 먹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연잎밥은 절에서 많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 대중화 된 것인데 동남아시아는 바나나 나무가 많아서 옛날부터 바나나잎밥을 자주 만들어 먹었나 보다. 반찬들이 전체적으로 짭쪼름하여 밥하고 같이 먹는데 아주 잘 어울렸다. 역시 밥과 반찬을 먹으니 배도 든든하고 식사다운 식사를 한 것 같았다.

 

이제 돌아오는 길이다. 다른 디너 크루즈들도 형형색색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순항 중이었다. 압사라 디너 크루즈도 다른 크루즈와 같이 '라마 8세' 다리 근처에서 유턴을 했다.

 

일부러 초점을 맞지 않게 찍은 건 아닌데 초점이 맞지 않으니까 뭔가 더 분위기가 있어 보인다.

 

배가 왕궁과 '왓 포' 사원 근처에 오자 이쑤시개를 가져다 주었다. 사람은 세 사람인데 이쑤시개의 갯수가 너무 많은 듯 하다. 여기는 돌아오는 길의 반 정도 되는 지점이다.

 

방콕에 도착한 첫 날 가보았던 왕궁이다. 밤에 보아도 여전히 멋지고 아름답다.

 

왕궁을 구경하는 중에 나온 디저트. 코코넛 밀크로 만든 커스터드, 달콤한 시럽에 절인 용안, 찰밥에 망고를 썰어 올려주는 마무앙 카우니아우가 나왔다. 모두 달콤한 맛이 나는 디저트라서 입 안을 깔끔하게 해주었다.

 

디저트를 먹으며 역시 첫 날 가보았던 '왓 포' 사원도 보았다.

 

 

리버 시티에 거의 다 왔을 때 쯤에 마지막으로 디저트가 한 번 더 제공되었다. 메뉴판에는 없는 디저트라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런 깜짝 메뉴가 있었을 줄이야. 태국의 과자들이었는데 접시 아래에 있는 것은 망고를 얇게 펴서 말린 것이라고 한다. 

 

과자까지 다 먹고 나니 멀리 리버 시티가 보이기 시작한다. 

 

리버 시티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 정도 되었을 때였다. 아까 8시에 출발했으니 약 2시간 정도 크루즈를 탄 셈이다. 

리버 시티에 도착하자 매니저가 직원들을 다 같이 불러모은 다음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메인 음식을 먹기 전에 승무원이 테이블마다 돌면서 택시가 필요한지 물어보았었는데 작별 인사와 함께 호텔 투숙객은 이 승무원을 따라가고, 택시가 필요한 분들은 이 승무원을 따라가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우리도 택시가 필요하다고 미리 이야기를 했으므로 알려주는 승무원을 따라 갔다. 승무원이 리버 시티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택시를 잡아 목적지를 알려주면 승객들이 한 팀씩 탔는데 우리가 탄 택시 기사는 어제 탔던 바이욕 스카이 호텔에서 탔던 택시 기사와는 다르게 친절하고 정직했다. 미터기로 요금을 계산했고 숙소까지 150바트(5,100원)가 나와 정확하게 지불했더니 기분이 좋았다.

압사라 디너 크루즈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우리 부모님은 지금까지 한 번도 식사를 하면서 크루즈를 타보신 적이 없었고 나는 예전에 뉴질랜드에 갔을 때 낮에 한 번 타 본 적이 있었는데 식사가 뷔페식이라 왔다 갔다 하느라 풍경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자리에 앉아 가져다 주는 음식을 천천히 즐기며 야경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다. 승무원들은 대부분 친절했다. 음식도 조심스럽게 서빙해주고 지나다니며 먼저 '사진을 찍어드릴까요?' 하고 물어보아 주었다. 왓 아룬에서도 사진을 찍어주고 현상해서 종이 액자에 끼워 주기까지 했다. 또 마지막에는 택시까지 직접 잡아주어서 숙소까지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뭔가 충분하게 대접받는 기분이 이런 걸까. 정말 내가 왕이라도 된 것처럼 섬김과 친절함과 여유로움으로 아주 즐겁게 크루즈 여행을 마칠 수 있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몇 가지 맘에 들지 않았던 점이 있었는데 첫번째는 음식 맛이 기대만큼 맛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식은 하나하나 모두 정성을 듬뿍듬뿍 넣은 것 같았는데 정성만큼 맛이 있지는 않았다. 물론 태국사람들은 맛있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우리는 낯선 맛이라서 그런지 그렇게 맛있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두번째는 식사 중간에 아빠가 가방에 넣어 온 생수를 꺼내 마시자 매니저가 와서 화난 표정과 고압적인 말투로 가져 온 물이나 음료를 마시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여기서는 물이나 음료를 모두 사서 마셔야 하는데 우리는 물을 가져왔기 때문에 따로 주문하지 않았었다. 가져온 물을 마시면 안 된다는 것도 몰랐는데 가져 온 물 좀 마셨다고 그렇게 화난 표정으로 말을 하다니. 웃으면서 친절하게 이야기해도 얼마든지 알아들었을 텐데 말이다. 우리가 동양인이라 더 그렇게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 금발에 서양인이었다면 좀 더 친절하게 이야기했겠지. 그래봐야 자기네도 동양인이면서. 그래서 여기서 좀 기분이 많이 상했었다. 하지만 뭐 이제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이니 괜찮았다. 

이렇게 해서 오늘 하루도 알차고 즐겁게 보냈다. 물론 로즈 가든에서 기대했던 공연을 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밤까지 좋은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우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까지 모두모두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고 숙소까지 무사히 돌아왔지 않은가. 숙소에 돌아와서 씻고 누우니 11시가 훌쩍 넘어 무척 피곤했지만 기분만은 만족스럽고 행복한 그런 밤이었다. 

오늘이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내일은 푸켓으로 떠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방콕에서 보낸 5일은 날마다 피곤하지 않은 날이 없었지만 날마다 좋지 않은 날이 없었고 날마다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순간순간 신기하고 순간순간 행복하고 순간순간 기대가 되었다. 푸켓에서는 또 우리에게 어떤 특별한 날들이 펼쳐질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