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째>
2003년 1월 2일 목요일 날씨 : 맑음
-낙양 용문석굴-
어젯밤에는 기차에 타자마자 씻지도 않고 잤다. 난방은 숙소보다도 훌륭했다. 화장실과 세면장도 갖추어져 있고 침대칸마다 온수도 보온병에 준비되어 있었다. 낙양에는 오전 11시 좀 넘어서 도착한 것 같다.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11시간 걸린다니까.
밖으로 나와 낙양 역을 보니 정말 크다. 건물도 깨끗하고 대형 스크린에서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여전히 사람은 많다. 숙소는 역 바로 앞 낙양대하로 정했는데 코앞에 있는 것을 모르고 한참 헤맸다. 간판이 건물 꼭대기에 붙어 있으니 원.
방값은 정말 쌌는데 4인실 1인당 18위엔 이었다. 그러나 밤에 난방이 되지 않아 너무너무 추웠다. 그럼 그렇지. 감기 안 걸린 게 다행이다.
그렇게 짐을 풀고 우선 숙소 옆 골목 식당에서 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용문 석굴로 향했다. 용문 석굴은 돈황 석굴, 윈강 석굴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3대 석굴 중에 하나이다. 입장료는 60위엔으로 좀 비싼 편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군.' 투덜거리며 관람을 시작했다.
실개천 ‘이하’를 사이에 두고 양쪽 바위에 많은 불상이 새겨져 있는데, 석불이 없어진 굴도 있고 목만 없어진 석불도 많았다. 문화 혁명 때 홍위군의 소행이 아닌가 의심한다는데 누가 했던지 간에 문화 유적이 이렇게 파괴되었다는 것 자체가 서글픈 일이었다.
용문 석굴의 하이라이트는 봉선사의 17미터 노사나불이다. 중국 3대 악녀로 꼽히는 측전무후의 얼굴을 모델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데 확실히 다른 불상과는 달리 아름다웠다. 석불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는 건가 보다.
해가 산 너머로 지고 있었다. 이하강에 잔잔히 퍼지는 햇살이 너무나도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였다. 이 순간 난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운이 좋은 아이야. 이런 노을 속에 여행하는 내가 존재한다니. 너무 너무 행복해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해외여행 > 무한자유-중국배낭여행(200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한*자*유-중국 배낭 여행(9)-서안 병마용갱 (0) | 2007.01.19 |
---|---|
무*한*자*유-중국 배낭 여행(8)-낙양 소림사 (0) | 2007.01.19 |
무*한*자*유-중국 배낭 여행(6)-북경 명 13릉 (0) | 2007.01.19 |
무*한*자*유-중국 배낭 여행(5)-북경 자금성 (0) | 2007.01.19 |
무*한*자*유-중국 배낭 여행(4)-북경 이화원 (0) | 2007.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