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무한자유-중국배낭여행(2003)

무*한*자*유-중국 배낭 여행(8)-낙양 소림사

anna325 2007. 1. 19. 17:34

<8일째>
2003년 1월 3일 금요일 날씨 : 맑음

-낙양 소림사-

아침에 추워서 일찍 깼다. 방은 여전히 썰렁~ 샤워장을 보니 도저히 샤워할 기분이 나지 않아 그만두고 머리만 감았다. 오늘은 아저씨 방에 같이 머물렀던 한국 학생 두 명과 같이 다니기로 했다.

말로만 듣던 학생들을 처음 보았다. 남학생 둘이었는데 역시나 나랑 동갑내기였다. 짐을 4명이서 4위엔에 맡기고 나와서 아침은 또 면으로 먹었다. 이상한 맛이 나는, 한국의 것과는 전혀 다른 만두와 함께. 그러다 북경에서 같은 숙소에 머물렀던 엽기 커플을 또 만났다. 이런 인연이 다 있네? 그래서 일행이 또 늘었다.

미니 사설 버스에서 호객을 한다. 흥정을 하다가 한 사람당 왕복 20위엔으로 낙찰. 우리가 버스를 탄 뒤에도 손님을 4~5명 더 태운 뒤에야 출발했다. 2시간쯤 가니 숭산이 나온다. 가다가 무술 학교 같은 곳에서, 또 어떤 식당에서 밥을 먹으라고, 또 용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곳에 내리라고 강요(?)를 한다. 짜증, 짜증이 난다. 우리가 버티며 ‘샤오린스’를 외치자 마지못해 소림사에 데려다 준다.

관광객과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이 섞여, 눈이 소복히 쌓여 있는 추운 날이었는데도 생생한 활기 같은 것이 느껴진다. 소림사는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아주 조그만 사찰이었다. 가끔 가벼운 발걸음으로 바삐 지나가는 젊은 스님들도 있었다. 혹시 무술하시는 분이 아닐까? 한 사람도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다.

소림사를 나와 조금 더 올라가면 야생 새들을 키우는 곳도 있었고, 역대 선사의 유골을 모셔 놓은 탑들이 모여 있는 탑림도 있었는데 생각만큼 탑들이 예쁘지 않아서 실망했다. 역시 한국 탑이 제일이야!!

5시쯤 다시 낙양으로 돌아왔다. 숙소도 체크아웃을 했으니 갈 데가 없었다. 결국 8시까지 버티다가 맡긴 짐 찾아오고 역시나 조용히 앉아서 0시 01분에 떠나는 서안 행 기차를 기다렸다. 중국 사람들은 여기서도 열심히 해바라기 씨를 까서 먹는다. 그리고 아무데나 버린다. 그러면 청소하는 직원이 와서 말끔히 쓸어간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기차 안에서 또 북경의 엽기 커플을 만났다. 이제는 기차까지. 정말 엄청난 인연이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아리따운 여학생 둘도 같은 침대칸에 탔다. 역시나 동갑이다. 정말 동갑내기 엄청 많이 만난다. 그것도 중국에서.

이 기차는 난방이 되지 않았다. 곧 잠자리에 들었지만 추워서 잠이 안 온다. 서안까지는 6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다들 춥다고 난리다.

하지만 서안이 우리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