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즐거운 편지(2004~현재)

작열하다-부안 격포해수욕장, 고창 선운사

anna325 2007. 1. 18. 17:22

2006년 8월 13일 일요일 날씨 : 작열하는 태양

 

연수도 끝나고 출근일에 출근도 했고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다 보니 어느 새 방학이 3주나 흘렀다. 이제야 맘 편히 쉴 수 있겠다.

 

올해 가족 피서지는 전라도로 정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별로 가기 싫다. 혼자하는 여행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누가 같이 가면 참 마음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음음..

 

태양은 작열하고 나는 운전을 하느라 여전히 온 몸을 긴장시켜야만 했으며 안경까지 써야 해서 눈도 핑글핑글 도는 것 같다. 부안의 격포해수욕장은 생각보다 멀었다. 집을 나선지 세 시간여만에야 바다를 볼 수 있었으니...

 

솔밭에 자리를 잡고 앉아 집에서 아침 일찍 만들어온 김밥과 과일을 먹고 라면도 끓여먹고 바다에 들어가 어린 아이처럼 웃으며 놀기도 했다.

 

해수욕장 옆에 있는 채석강도 돌아보았다.

대학 3학년 겨울 방학때 무작정 떠나 여기에 온 적이 있다. 그 해 겨울은 왜 그리도 추웠던지.. 또 왜 그리도 외롭던지.. 마음의 조각들이 공기 속에서 흘러다니고 있는 기분이 들 즈음이었다. 아무도 나를 위로해 주지 않아서 그래서 여행을 다녔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금방이라도 숨이 막힐 것 같아서.. 그래서..

 

다시 한 시간쯤 고속도로를 달려 고창 선운사에 가 보았다. 선운사는 4월쯤 동백꽃이 한창일때 와야하지만 여름이면 어떠랴.. 옆에 계곡이 있어서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어두운 초록.. 선운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되었다. 선운사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여 잠시라도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었으므로..

 

항상 봄이 되면 선운사에 가야지.. 붉게 떨어지는 동백꽃을 오래도록 바라보다 와야지.. 생각만 하다가.. 그러다 어찌어찌 봄이 지나고 여름이 찾아오곤 했었다.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 정말로 여름이 오고 말았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그냥 그런 기분이었다. 특별히 행복하다거나 즐거웠다거나 뭐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다. 가족들과 같이 보낸 시간들은 원래 아무렇지도 않게 추억을 쌓아놓는 법이니까..

 

*격포해수욕장(변산반도국립공원)입장료 1600원

*격포해수욕장(변산반도국립공원)주차료 경차 2000원

*선운사 입장료 2800원

*선운사 주차료 경차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