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 설명은 'ENJOY 이탈리아-윤경민'에서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로마 구경에 나선다.
로마하면 뭐니뭐니해도 콜로세움을 가장 먼저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 일정은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로 정했다.
람게스트하우스는 한 골목 떨어져 있는 'peri peri grill' 이라는 식당에서 무료 조식을 제공했다. 'peri peri grill'은 테이블이 5개 정도로 스파게티나 치킨 등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골목 식당이었다. 커피, 음료, 빵을 인원수대로 자유롭게 골라서 먹을 수 있었는데 리필은 안 되어서 아쉬웠지만 저 크로와상이 정말 맛있어서 괜찮았다. 빵의 크기도 크고 속도 부드럽고 그리고 매우 따뜻하고 달콤했다. 한국의 크로와상은 저 맛이 안 난다. 지금도 빵집에 가서 크로와상을 보면 그 때 먹었던 한없이 부드럽고 달콤한 골목의 그 좁았던 식당 크로와상이 생각난다.
식당 점원은 두 명의 여자분이었는데 항상 웃는 얼굴로 우리를 맞아 주었다.
부모님은 커피를 좋아하시니 카페라떼나 카푸치노 등을 시켜 드렸고 나는 항상 우유를 시켰다. 커피나 우유의 위에는 늘 우유 거품이 가득해서 거품이 입술에 부드럽게 닿는 느낌이 좋았다. 우유는 이탈리아어로 '라떼'. 커피의 종류에는 문외한이 내가 이걸 알고 나서 커피 종류 중에서 라떼라는 것이 이탈리아에서 유래되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오늘은 일요일. 우리는 천주교 신자. 그래서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예수님의 성심 수도원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다. 신자들이 별로 없어서 아주 조용하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우리는 경건하게 미사를 드렸다. 이탈리아의 모든 성당은 작든 크든 내부가 아주 화려하다. 성스러운 그림도 많고 정교한 조각품도 많다. 우리는 동전으로 4유로를 바구니에 헌금하였다. 우리나라 성당은 모든 신자들이 헌금을 꼭 하는데 여기는 하고 싶은 사람만 하는지 헌금을 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지만 우리는 작은 성의(4유로, 5,040원)를 표했다. 나중에 미사가 끝나고 성당 관계자께 화장실을 물어보자 우리에게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며 아주 친절하게 화장실을 안내해주셨다. 그래서 고마웠다.
미사를 드리고 우리는 테르미니 역에서 로마패스 3일권을 구입했다. 1장 당 38.5유로(48,510원)로 상당히 비쌌지만 그래도 유용할거라 생각해 구입했는데 결과적으로 적자였다. 로마의 유적지들은 무료인 곳도 많고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으며 지하철로 2~3 정거장 정도 이동하는 곳에 모여있을 정도로 로마 자체가 크지 않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적자였다는 것.. ㅠㅠ 경험이라 생각해야지..
드디어 콜로세움(콜로세움+포로 로마노 12유로, 15,120원) 입장. 로마패스 3일권은 2곳의 관광지를 무료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입장료를 내지 않았다. 그리고 일반 입구로 줄을 서지 않고 로마패스 전용 입구로 바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줄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
콜로세움은 티투스 황제가 기원 후 80년에 완성한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다. 이 곳은 검투사들끼리 혹은 검투사와 맹수들의 싸움 등이 행해지던 곳이다. 옛날에는 살아있는 사람이나 동물들의 싸움이 인기 스포츠였다니 지금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렇지 않았나 보다. 이 스포츠는 사람이나 동물 등 한 쪽이 죽어야만 끝나는 경기였는데도 말이다.
형체만 남아있는 위 사진의 장소는 콜로세움의 지하로 검투사나 맹수들의 대기 장소였다고 한다. 검투사는 주로 전쟁에서 진 포로나 노예들이 했다고 하는데 포로나 노예의 목숨은 너무나 가벼웠던 듯.. 이 곳에 대기하던 검투사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죽음에 대한 불안을 잠재웠을까.
지하 구조물의 위에는 원래 앞쪽에 일부 복원해 놓은 것처럼 운동장같이 나무판과 모래로 잘 메워져 있었고 이 운동장 같은 곳에서 경기가 이루어졌다. 한 쪽에는 검투사나 맹수들을 지하에서 끌어올리기 위해 사람이 직접 움직였던 수동 엘리베이터도 복원해 놓았다.
기록에 의하면 때로는 여기에 물을 가득 채운 후 전투선을 띄어놓고 모의 해전 훈련을 했다고도 한다. 물론 이것도 일종의 스포츠였는데 전투선 안에서는 영화 '벤허'의 주인공처럼 포로나 노예들이 배를 저었다고 한다. 실제로 사람이 죽기도 하고 한 쪽이 이겨야지만 경기가 끝났다고 하니 나는 인권이 보장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했다.
콜로세움의 2층에서 바라본 콘스탄티누스의 승전 기념 개선문
콘스탄티누스는 정적이던 막센티우스와 전쟁을 하여 이기고 그 기념으로 315년에 착공되었는데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방치되어 있다가 1804년에 복원한 것이라 한다.
콜로세움 2층에서 바라본 네로의 황금 궁전 유적
밖에서 바라본 콜로세움의 모습
한 장의 사진에 모두 담기에는 너무 큰 콜로세움
점심으로는 지하철 콜로세움 역 안의 작은 햄버거 집에서 로마나(시금치, 치즈가 올려져있는 빵, 5유로, 6,300원), 트란치오 피자(살라미가 올려져 있는 피자, 5.9유로, 7,434원), 햄버거(6.9유로, 8,694원)를 사서 콜로세움 광장에서 펼쳐 놓고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맛은 그럭저럭...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콜로세움 바로 옆에 있는 '포로 로마노'에 갔다.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를 묶어서 1인당 12유로(15,120원) 였는데 우리는 로마패스가 있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다. 여기는 로마패스 전용 입구가 없어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포로 로마노는 '로마인의 광장'이라는 뜻으로 로마인들이 모여 생활하던 중심지로 사법, 정치, 종교 등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종로정도?
포로 로마노 전경, 스마트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처음으로 사용해보았다.
어느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이렇게 벽화가 남아 있었다.
베스타 신전, 로마의 귀족 가문에서 뽑힌 처녀들이 순결을 지키면서 성화(불)를 보존하던 곳이었다. 30년이 지나면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한다. 이 신전에는 케사르의 유언장이 있어 역사적으로 유명한데 케사르의 후계자로 2인자 안토니우스가 아니라 누나의 손자인 18살 옥타비아누스가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개선문, 아우구스투스는 옥타비아누스와 같은 인물, '존경할만한 자'라는 뜻이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개선문
세베루스 황제의 개선문, 2세기 경 이 황제의 아들인 카라칼라가 세운 개선문. 카라칼라는 카라칼라 공중 목욕탕을 만든 황제이다.
파우스티나 신전, 안토니누스 황제가 자신의 아내인 파우스티나를 위해 세운 신전. 기원 후 141년에 세워졌다. 이 부부는 캄피돌리오 언덕 가운데에 있는 기마상의 주인공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부모이다.
막센티우스의 바실리카, 약 4세기경 작품, 바실리카는 재판소, 집회장, 시장, 관공서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고 한다.
어느 성당의 내부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콜로세움 역 근처에서 즉석 그림을 그리던 화가들.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림을 그리는데 10분 정도면 저런 멋진 그림이 그 자리에서 탄생한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근처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고 있어서 좀 안 돼보였다.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테르미니역에 도착했다. 테르미니 역 지하에는 '코나드'라는 슈퍼가 있는데 거기서 생수(2L짜리 6병, 3.36유로, 4,233.6원), 과자(1.5유로, 1,890원), 오렌지(0.71유로, 0.99유로, 3.91유로, 894.6원, 1,247.4원, 4,926.6원)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과자는 그저 그랬고 오렌지는 쓰고 시고 정말 별로였다. 오렌지의 종류가 참 다양하구나 하는 것과 모르는 오렌지를 사면 안되겠구나 하는 것을 느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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