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탈리아(2017)

이탈리아 여행기(4일차, 2017.1.31.화)-[로마] 치르코 마시모 경기장, 진실의 입, 캄피돌리오 광장,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anna325 2017. 8. 23. 22:21

(이 글에서 설명은 'ENJOY 이탈리아-윤경민'에서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치르코 마시모 경기장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곳은 고대 로마에서 전차 경주가 열리던 경기장이다. 길이가 약 700m인 거대한 운동장이다. 기원전 7세기에 만들어졌으며 25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에 가기 전에 '벤허'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벤허와 친구의 전차 경주 장면이 나온다. 지금도 영화사에 길이길이 남는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는데 경기장을 보자 그 영화의 전차 경주 장면이 연상되었다. 그 때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도 발달하지 않아서 사람이 직접 찍고 편집을 해야 했다고 한다. 무려 1달 동안 촬영을 했다고.

 

지금은 그냥 사람들이 애완견을 데리고 나와 운동이나 산책을 하고 있어 동네 공원같은 느낌이었다.

 

치르코 마시모 경기장에서 도로를 건너면 바로 '코스메딘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 있는데 이 안에 '진실의 입'이 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무서워하며 손을 넣었던 곳이다. 이 유물은 바다의 신 '트리톤'의 얼굴 모습을 하고 있는데 원래는 하수도의 덮개였다고 한다. 근데 하수도 덮개 치고는 엄청 크다. 역시 로마 사람들의 건설 기술은 대단하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사진 촬영을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도 줄을 서서 한 컷!

 

다음으로 팔라티노 언덕으로 가려고 했으나 관람료가 포로 로마노와 같이 묶여 있어서 같은 날 관람을 해야 한다고 한다. 날짜가 다르면 다시 입장료를 내야 하고 로마패스를 포로 로마노 갈 때 한 번 사용해서 여기서는 다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던 나는 아쉽지만 그냥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대신에 우리는 포로 로마노를 끼고 천천히 걸어가 캄피톨리오 광장으로 갔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비도 부슬부슬 내린다. 캄피톨리오 광장에 앉아 점심으로 싸 온 빵과 우유를 먹었다. 빵은 아침에 'peri peri grill'에서 먹지 않고 가져온 것인데 차가워져서 그런지 맛이 덜했다.

점심을 먹은 후, 예상치 못한 일로 시간이 비어 캄피톨리오 광장의 양쪽에 있는 카피톨리노 박물관(입장료 12유로, 15,120원)에 들어갔다. 로마패스로 입장이 가능하다.

카피톨리노 박물관은 건물은 1471년에 세워졌고 1734년에 유물들이 공개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가장 유물이 많은 박물관이라고.

 

'말을 공격하는 사자상'인데 1594년에 미켈란젤로의 문하생이 말의 머리, 다리, 꼬리, 사자의 다리를 조각했다고 아래 설명에 써 있었는데 유명한 조각상인가 보다. 과연 사자의 이빨에 의해 늘어난 말의 살점까지 생생하게 나타나 있었다.

 

캄피톨리오 광장의 모형

 

한쪽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특별전을 하고 있어서 들렀다. 다빈치의 노트

 

이 곳은 과거에 정치의 중심지여서 교황님이 계시던 곳이라 한다. 그래서 많은 외국 사절들이 교황님을 알현하기 위해 이곳으로 왔는데 말을 타고 오기 때문에 완만한 경사의 계단이 필요했다. 그래서 미켈란젤로가 완만한 계단과 광장을 설계했다고 하여 매우 유명하다.

 

캄피톨리오 광장 모습. 양쪽으로 카피톨리노 박물관이 있고 중앙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기마상이 있는데 진품은 박물관 안에 있다. 양쪽의 카피톨리노 박물관이 지하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나와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르고 오른쪽 박물관만 구경하고 그냥 나오고 말았다. 나중에 가이드북을 보니 지하에서 바라보는 포로 로마노의 모습이 장관이라고 써 있었다는.. 늑대 젖을 먹는 로물루스와 레무스상과 가시를 뽑고 있는 소년상 등도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흑흑...

 

여기쯤 앉아 점심으로 싸 온 빵을 먹었다.

 

캄피톨리오 광장에서 내려가면서 보았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앞에 있던 분수

 

이탈리아는 분수가 정말 많은데 모양이 다 다른 것이 더 대단하다.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476년에 동로마, 서로마로 분열되었던 이탈리아를 1870년에 하나로 통일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건물이다. 기마상 밑에 위치한 부조는 로마의 상징이며 양쪽의 부조물은 이름 없는 병사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 한다.

 

천천히 걸어 콜로세오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테르미니역에서 내렸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서이다. 원래 숙소 바로 옆에 이탈리안 레스토랑 맛집이 있다길래 기대를 안고 갔었는데 브레이크 타임인지 문을 닫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매일 아침 맛있는 빵과 커피를 마시는 'peri peri grill'에 왔는데 음식 맛은 그저 그랬다. 새우 오일 파스타인gamberi(9유로, 11,340원)와 소고기 볶음밥(7유로, 8,820원). 볶음밥에 오이로 장식을 한 것이 귀엽다.

 

점심을 먹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에 갔다. '성 베드로 대성당',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과 함께 로마 3대 성당 중 한 곳이라 한다. 동정녀 마리아를 기념하는 성당 중에 '마조레' 가장 중요한 성당이라는 뜻이라 한다. 위 사진처럼 성당 곳곳에 고해소가 있었다.

 

교황 리베리오는 360년경에 에스퀼리노 언덕 꼭대기에 리베리오 대성당(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의 또 다른 이름)을 건설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대성당은 서방에서 제일 먼저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성당으로 건축과 관련하여 유명한 일화를 가지고 있다. 하루는 성모 마리아가 로마의 귀족인 조반니 부부의 꿈속에 발현하였다. 부부는 아들을 갖고 싶어했다. 성모 마리아는 그들에게 다음날 아침 눈이 내리는 곳에 성당을 짓는다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이 이야기를 교황 리베리오에게 가서 말했더니 교황도 똑같은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 35285일 한여름 아침에 일어나보니 에스퀼리노 언덕 꼭대기에 눈이 하얗게 내려 있었다. ‘눈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이 전설은 대성당을 위해 콜론나 가문 일족의 의뢰로 1423년 마사치오와 마솔리노에 의해 삼면화로 묘사되었으며, 현재는 나폴리의 카포디몬테 미술관에서 보존하고 있다. 이 지역의 가톨릭 신자들은 대성당이 완공되자마자 눈의 성모라는 칭호를 얻은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였으며, 매년 축일 미사마다 둥근 돔에서 하얀 장미꽃잎들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기적을 기념하고 있다.- 백과사전

 

성당의 천정

 

로마의 성당들은 유명한 성당이나 유명하지 않은 성당이나 모두 정말 화려하다.

 

천장에 도금으로 된 격자 무늬 장식은 르네상스의 건축가 줄리아노(Giuliano)가 만든 것이다. 이 격자 무늬 장식의 금은 바로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유럽으로 처음 가져온 금이며 그 금을 교황 알렉산드로 6세에게 기증한 것으로 이를 녹여 금으로 장식했다. 내부에 총 36개의 기둥들은 이오니아식으로 전부 그리스에서 직접 공수해 온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으며, 기둥 위에 있는 모자이크는 구약성서의 내용을 그린 것이다. [Daum백과]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 ENJOY 이탈리아, 윤경민

 

타일 조각을 일일히 붙여서 만든 바닥.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이 작업은 누가 했을까?

 

화려한 천개

 

화려한 천정

 

성수를 넣어 놓는 곳

 

웅장한 성당의 전면부

 

로마에서도 유명한 성당을 구경하고 나오니 기분이 좋았다. 특히 마리아 성녀님은 엄마의 세례명이기도 해서 더욱 의미가 깊은 성당이었다. 뿌듯한 마음으로 성당 구경을 마치고 나와 지도를 보니 숙소가 있는 테르미니역까지 그리 멀지 않아 천천히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금새 날이 어두워지고 저녁 때가 되어 저녁으로 전자렌지 라면(?)을 먹고(잘 기억이 안 남) 다시 나 혼자 밖으로 나왔다.

왜냐하면 오늘 저녁 8시 30분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공연을 예매해 놓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오기 전에 미리 예매해 놓았는데 장소는 미국 성공회 성당이라는 'Chiesa di S. Paolo entro le Mura' 성당이다. 테르미니역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인 '레푸블리카 역'에서 내려서 5분쯤 걸어가면 다다를 수 있다. 나는 VIP석으로 예매해 놓았지. 티켓은 48유로(60,480원).

이탈리아는 오페라가 처음 시작된 곳이다. 나는 오페라를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오페라의 고향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오페라를 보게 될 줄이야.

'라 트라비아타'는 베르디가 작곡한 오페라로 '라'는 'the'의 뜻, '트라비아타'는 '길을 잘못 든 여자'란 뜻이라 한다. 주인공 비올레타는 '코르티잔'으로 상류사회 남성의 사교계 모임에 동반하여 그의 공인된 정부의 역할을 하는 여성이라 한다. 그래서 시, 음악, 춤에 뛰어나야 했고, 시사적 상식과 교양을 두루 갖추어야 했다고.

베르디의 오페라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오페라는 1막에서 파티 장면이 펼쳐지고 유명한 노래 '축배의 노래'가 들려온다. 마지막에는 비올레타가 폐결핵에 걸려 죽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with Ballet'으로 각색된 작품이라 중간중간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나와서 발레를 한다. 뮤지컬도 큰 감흥이 없는 나인데 말도 알아듣지 못하는 오페라가 무슨 큰 재미가 있으랴 싶었지만 그래도 오페라의 본고장에 와서 오페라 한 편은 봐야 하지 않겠는가.  

 

'Chiesa di S. Paolo entro le Mura' 성당 전면부

 

나는 좀 일찍 도착해서 성당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했다. 

 

제대가 있는 전면부

 

후면부

 

오페라가 공연되는 성당 내부, 나는 왼쪽의 두번째 줄 쯤에 앉았다.

 

벽면의 모자이크 모양

 

의견을 쓰는 공책인 듯.

 

사람들이 속속 들어와 자리에 앉고 마침내 8시 30분이 되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옆에서는 관현악단이 직접 연주를 해서 더욱 생생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유명한 '축배의 노래'이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프라노가 '비올레타', 그 옆의 테너가 비올레타의 애인 '알프레도'이다.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얼마나 맑고 청아한지 마치 구슬이 '또르르르' 굴러가는 것 같다.

 

중간 중간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나와서 발레도 공연한다.

 

출연자들의 마지막 인사

 

비록 이탈리어로 공연을 해서 말은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오페라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이런 멋진 오페라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무척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이런 공연을 준비한 나 자신에게도 마음 속으로 아낌없이 칭찬을 해 주었다. 정말 여러모로 뿌듯한 저녁 시간이었다.

 

다시 레푸블리카 역으로 갔을 때 보았던 레푸블리카 광장의 건물. 야경이 멋지다.

 

밤공기가 조금 차가웠지만 마음만은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비록 팔라티노 언덕은 보지 못했지만 캄피톨리오 광장과 카피톨리노 박물관,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도 구경하고 오페라까지 감상을 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