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 설명은 '100배 즐기기 규슈-편집부'을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아침에 온천에서 목욕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햇살을 받은 수증기가 아지랑이처럼 올라가는 우리들의 전용 온천에서 느긋하게 목욕을 즐겼다. 물론 물이 여전히 뜨거워서 오늘도 찬물을 틀어 놓았지만..
한가족이 들어갈만한 크기의 온천.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오른쪽에 샤워시설이 있었는데 칸막이가 없어서 난감했다는...
온천욕을 하고 먹은 아침. 일본에서 먹는 가정식 아침밥이라고 한다. 달걀말이, 어떤 곡식인지 모르겠지만 곡식 죽, 샐러드, 생선구이, 채소 그리고 밥과 된장국이 나왔는데 어제 저녁이 너무 맛있어서 기대치가 높았는지 오늘 아침은 그저 그랬다. 왼쪽에 하얀 음식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요거트였던 것 같다. 하지만 색깔만큼은 알록달록 오늘도 정말 예뻤다.
아침을 먹고 9시쯤 료칸에서 차로 유후인 중심가까지 데려다 주어 편했다. 올 때도 료칸의 픽업차를 탈 수 있는데 5시까지 오라고 한 것을 깜빡하고 기억을 하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다.
거리를 걷다 보니 온천물에 달걀을 삶아서 팔고 있었다. 한 개에 100엔(약 1,000원)이었는데 우리는 사먹지는 않았다.
유후인 중심가의 상점거리. 유후인이 온천으로 유명해지고 나서 이런 상점 거리들이 만들어진 것 같았다. 다양한 공예품, 가죽 제품, 간단한 간식 거리, 우동집 등 다양한 상점들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수저받침을 파는 상점. 수저 받침 하나를 이렇게 다양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니. 놀랍다.
이건 숯 공예품. 집에 가져다 놓으면 공기가 맑아질까?
길을 걷다가 우동 맛집이라는 ' 이나카안 '에 들어갔다. 테이블이 별로 없어서 조금 기다리다가 방에 사람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가서 앉으려고 했더니 주인이 큰 소리로 뭐라뭐라 해서 다시 내려왔다. 일본말을 몰라서 못알아들었는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결국 다른 식탁에 앉았던 손님이 일어나길래 거기로 가서 앉았다. 나가고 싶었지만 일본에 왔으니 우동은 먹어야겠고 다른 우동집은 잘 모르니 그냥 먹기로 했다. 우리는 새우튀김 우동(930엔, 약 9,300원)과 어묵 우동(700엔, 약 7,000원)을 시켰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아주 감칠맛 나는 맛있는 우동은 아니었다. 물론 우리나라 우동, 돈까스 체인점에서 파는 우동보다는 맛있었지만 내 기대치가 너무 높았는지 그냥 평범한 우동 맛(?)이라서 약간 실망했다. 우동을 먹은 후에 소바와 튀김이 같이 나오는 소바세트(1,680엔, 약 16,800원)를 시켰다. 소바세트도 지금 맛이 딱히 생각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다지 맛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점심을 먹고서는 긴린코 호수를 구경했다. 긴린코 호수는 호수의 잉어가 수면 위로 뛰어오를 때 그 비늘이 햇빛에 반사되면서 금빛으로 보인다고 해서 긴린코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둘레 약 400m의 호수로 서쪽 밑바닥에서는 온천수가 솟아나고, 동쪽 밑바닥에서는 차가운 물이 솟아나와 새벽 무렵이면 언제나 수면에서 하얀 수증기가 피어 올라 신비한 분위기를 풍긴다고 한다. 긴린코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나서 호수 주변에 있는 한 카페에 들렀다. 나는 딸기 카나페를 시킨 것 같다. 위 사진이 내가 시킨 딸기 카나페인 듯. 호수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라 야외는 물론이고 실내에도 사람들이 꽉 차 있어서 자리가 날 때까지 카페 구경을 먼저 했다. 각종 엽서와 기념품을 팔고 있어 엽서 3장을 샀다. 2장은 아직도 서랍에 고이 모셔져 있는데 언제 또 일본을 가서 쓰게 될지 모르겠다.
유후인 거리를 걸으면서 보았던 골목. 소박하다.
아침에 료칸의 한국인 직원에게 오후 5시에 료칸에서 무료 셔틀차량이 운행된다고 분명히 들었건만 그걸 그새 잊어버리고 유후인 상점 구경을 하느라 5시를 넘겨서 역전에 도착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료칸에 전화해 보니 5시에 이미 셔틀차량 운행이 끝났다고, 택시를 타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흑흑.. 어쩔 수 없지. 우리는 다시 역전에서 택시를 타고 10분 후에 료칸에 도착했다. 여기는 택시 기본료가 500엔이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나라보다 2~3배 정도 비싼데 기사님이 무척 친절하고 짐도 실어주며 천천히 안전운전을 해주셔서 만족했다. 우리나라 택시 기사들과는 하늘과 땅 차이. 우선 우리나라 택시 기사들은 무뚝뚝하다. 그리고 가끔 길을 돌아가는 속임수도 쓰고 짐을 들어주기는 커녕 짐이 많다고 불평불만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난폭운전까지. 나는 기본료가 비싸더라도 차라리 친절하고 안전한 일본 택시를 타고 싶다.
료칸 다다미 방의 모습. 중앙에 차가 올려져 있는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도 있고 왼쪽에는 새하얀 솜이불이 가지런하게 펴져 있었다. 테이블 뒤쪽으로 온수가 나오는 보온병이 있어서 따뜻한 차를 언제나 마실 수 있었다.
방을 나가면 건식 화장실과 이러한 작은 응접실이 나온다. 그런데 온돌 시설도 없도 히터도 없어서 무척 추웠다. 다른 계절에는 모르겠지만 겨울에는 생활하기 어려운 공간이다. 응접실을 나가면 왼쪽으로 가족 온천탕이 있다. 그 옆으로 널어 놓은 수영복이 빳빳하게 얼어 있는 중이다.
방에 잠깐 들렀다가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오늘 저녁에는 신선한 회가 나왔다. 소고기 전골 비슷한 요리도 있었는데 어제 저녁에 먹은 소고기만큼 부드럽고 맛있진 않았다. 좀 질겼던 기억이 난다. 회도 어떤 생선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저 그랬다. 아무래도 어제 저녁으로 먹은 가이세키가 최고인 듯.
오른쪽에 있는 음식은 스프인데 무슨 스프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맛있었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젓갈 비슷한 음식인데 그릇이 귀엽다.
회를 먹고 나자 소고기 스테이크가 나왔다. 하지만 이 소고기 스테이크도 약간 질겨서 기대만큼 맛있진 않았다.
디저트로 나온 요거트, 사과, 딸기, 포도, 그리고 샤베트이다. 노란것과 하얀 과일은 잘 모르겠다. 디저트는 언제나 맛있는 것.
낮에 유후인 상점 거리 구경하다가 산 장미 비누이다. (864엔, 약 8640원) 매우 비쌌지만 향이 좋아서 샀는데 집에 와서 써보니 순하고 향도 좋아서 매우 만족했다. 더 사올 걸 그랬다. 유후인 상점 거리에서 매우 예뻐보이는 목걸이도 하나 샀는데 집에 와서 하고 다니다 1주일 만에 변색이 되어 버렸다. 거금 1,404엔(약 14,040원)이나 주고 산건데. 이런 속임수는 일본도 별 수 없구나. 한번 가면 다시 안 볼 관광객이라고 이런 싸구려 제품을 팔다니. ㅠㅠ
방으로 돌아와서 온천욕을 했다. 전용 온천탕이 옆에 있는데 안 하면 비싼 숙박료가 아까워서 하긴 했지만 너무 피곤했다. 오늘도 여전히 방바닥은 차갑고 히터는 간신히 추위만 가시게 해주는 정도였다. 그래도 피곤해서 금방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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