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12일 일요일 날씨 : 맑음
-공산성-
이제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 4년 동안 공주서 살았는데 공산성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이제 시험도 끝났고 할 일 없는 일요일이니 한 번 가볼까 하고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섰다. 입장료-1200원, 돌아보는데 2시간 정도 걸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리 만족스럽진 않았다.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나무들과 썰렁한 성내 모습뿐.
* 왕궁터 : 이게 정말 왕궁터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비좁은 말 그대로 터.
* 금서루, 진남루, 동문루, 공북루 : 그냥 단청이 다 벗겨진 성문.
* 만하루 : 금강이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긴 했으나 재건한 지 20년도 안 되어 군데 군데 부서져 나감. 무너질까 두려움.
* 임류각 : 공산성 안의 건물 중 가장 볼 만 했으나 공사중.
* 전망대 : 나무들 때문에 어느 곳도 제대로 보이지 않음.
* 영은사 : 조선 시대 세워졌다는 사찰. 언뜻 보면 그냥 기와집인 줄 알겠음.
흑. 실망이다. 오늘은 대략 만족하지 못했다. 누구랑 같이 와서 산책하기는 좋을 것이나 나처럼 혼자 오면 외로움만 실컷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곳에 혼자 오는 내 또래 학생은 없고, 오직 사진작가 아저씨들만이 카메라를 맨 채 혼자오는 유일한 곳인 것 같다.
잠깐 우울했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 아니었더라면 난 진심으로 실망하고 말았으리라.
*입장료 1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