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탈리아(2017)

이탈리아 여행기(8일차, 2017.2.4.토)-[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 곤돌라, 수산시장

anna325 2017. 11. 8. 21:49

(이 글에서 설명은 'ENJOY 이탈리아-윤경민'에서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베네치아에서 이틀째이다.

오늘 둘러볼 곳은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수산시장, 그리고 곤돌라를 타볼까 한다. 수산시장은 사진을 찍지 않았는지 사진이 없어 내용이 없다.

아침으로 컵라면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산타 루치아 역 바로 앞에 있는 스칼치 다리에서 바라본 베네치아의 아침 풍경.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운치를 더해준다. 왼쪽은 나폴레옹이 베네치아를 정복하러 왔다가 거대한 쿠폴라를 보고 감탄했다는 '산 시메온 피콜로 성당'이고 오른쪽은 나오진 않았는데 산타 루치아 역이다. 오른쪽에 바포레토 정거장이 보인다.

 

바포레토를 타고 리알토 다리에서 내렸다. 어제는 바포레토를 타고 지나치기만 했는데 오늘은 구경을 좀 해봐야겠다. 다리에 올라가면 원래 양 옆으로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상점들이 죽 늘어서 있다는데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연 상점이 하나도 없어서 구경을 못했다. 어제 구경을 해볼걸 그랬다.

 

리알토 다리를 건너서 거리를 조금 구경했는데 베네치아에서 유명한 유리 공예점도 많았다. 풍선 모양의 유리 공예품

 

베네치아는 또 가면이 유명하다. 매년 2월에 개최되는 카니발 행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축제에 참여한다고 한다. 나는 가면을 써보지 않았지만 가면을 쓰면 어떨까 잠시 상상해 보았다. 내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짜릿한 쾌감 같은 것이 느껴질까?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탈춤이나 마당극이 있나 보다.

 

지나가는 곤돌라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도착했다. 아카데미아 정거장에 도착하면 바로 있다. 14~18세기 다양한 색감으로 유명한 베네치아 파의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에서 활동했던 3대 화가인 조르조네, 티치아노, 틴토레토의 작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이 그림은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다. 조르조네의 '폭풍우'

16세기 베네치아 화파의 창시자로 알려진 조르조네의 1505년 작품이다. 사람들마다 해석하는 관점이 다른데 어떤 이들은 이 둘을 아담과 이브로 해석하기도 한다고 한다. 남자는 가장으로서 평생 일을 해야하는 짐을, 여자는 출산과 육아의 짐을 지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화려한 바닥 무늬

 

고풍스러운 천정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미술관 뒤쪽으로 골목길을 조금 걸어가다 보면 '산 트로바소'라는 레스토랑이 나온다. 구글 지도에서 평점이 높게 나오길래 오늘 점심은 여기서 먹기로 했다.

 

식전 빵과 비스킷

 

레스토랑 내부

 

봉골레 파스타(17유로) 바지락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담백하고 맛있었다. 바티칸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조금 짰기 때문에 여기서는 짜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음식이 전체적으로 입맛에 잘 맞았다.

 

베네치아에서 유명하다는 오징어 먹물 파스타(18유로) 오징어도 적당히 들어가고 담백했다. 주의할 점을 먹을 때 상대의 입을 보지 말 것. 무시무시하게 검은색으로 변한 입 주변과 이를 보게 될 것이다.

 

연어 구이(8유로) 이것도 담백하니 맛있었다. 근데 오른쪽에 있는 노란색은 무엇이었는지 그 때도 지금도 잘 모르겠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다시 산 마르코 광장으로 왔다. 곤돌라를 타고 싶은데 망설여졌다. 기본 요금 80유로로 너무 비쌌고 비까지 많이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 또 여기에 와서 곤돌라를 타볼까 싶어 20분짜리 기본 코스로 타기로 했다.

 

'곤돌라'라는 배의 이름은 1094년 공문서에 'gundula'라는 명칭을 썼을 때부터라고 하는데 실제 어원은 배를 뜻하는 그리스어 'kondyle'에서 왔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18세기에 배의 크기가 길이 10.75m, 너비 1.75m로 통일되었다고 한다. 그 때 색상도 검은색으로 통일되었다고. 곤돌리에는 연봉이 꽤 높은 부유한 직업이고 자격 시험같은 것을 통과해야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곤돌라의 곤돌리에는 매우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마치 화난 사람 같았다. 자리도 마음대로 앉지 못하게 하고 라이브로 칸초네 같은 노래도 불러준다는데 우리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비가 와서 그런가? 검은색 우비를 입고 노를 저었는데 그래서 더 분위기가 음산했다.

 

운하 양 옆으로 보이는 건물들

 

다리도 보이고.

 

개인 보트들도 정박해 있다. 개인 자가용인 셈.

 

두칼레 궁 앞의 곤돌라 선착장. 비가 와서 대부분의 곤돌라들이 정박해 있다. 오늘은 영업이 안 되는 날인가 보다.

 

우리는 오후 4시 35분 로마행 기차를 타기 위해 다시 산타 루치아 역으로 돌아왔다. 숙소에 맡겼던 짐을 찾고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5유로짜리 작은 가면 공예품을 샀다. 주인은 베네치아에서 직접 만든 것이라 했다. 기념품을 고르느라 시간이 지체된 우리는 비오는 거리를 뚫고 숙소 옆 빵가게에서 허겁지겁 5유로짜리 샌드위치를 3개 샀다. 그리고 가까스로 로마행 기차에 오를 수 있었다.

 

이 과자는 아까 레스토랑에서 남은 것을 가져 온 것.

 

이 빵이 허겁지겁 산 샌드위치인데 로마에 8시 20분에 도착하기 때문에 저녁으로 먹으려고 산 것이다. 양은 많았는데 정말 맛이 없었다. 그냥 양상추와 햄과 빵의 맛이 따로따로 느껴지는 느낌?

 

기차 내부 모습. 깔끔하고 조용하다. 단점은 캐리어 보관 장소가 의자 밑에 있는데 넓지 않아 불편하다는 것.

 

다시 로마로 돌아왔다. 전에 머물렀던 '람 게스트하우스'에 다시 왔는데 빈 방이 없는지 바로 옆의 다른 숙소에 전화를 하더니 거기로 가라고 했다. 이웃 호텔끼리 방이 없으면 빌려주기도 하나보다. 람 게스트하우스 방보다 조금 나아보여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라면을 람 게스트하우스 2층의 전자렌지에서 끓여서 다시 문 밖으로 나와 모퉁이를 돌아 우리 숙소의 3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라면이 담긴 큰 그릇을 들고 가니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

 

TV가 LG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기는 변기 옆에 저런 변기가 하나 더 있는데 남자들이 사용하는 변기이다. 볼일을 보고 수도를 틀어 물로 씻어내면 된다. 물 절약을 위한 것인 것 같다.

 

이렇게 이틀의 베네치아 여행을 마쳤다. 그런데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베네치아는 이틀만에 다 둘러보기는 볼거리가 너무 많은 곳이었다. 적어도 3일은 머물러야 그래도 거리도 걸어다니며 여기저기 구경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여기 올 기회가 또 있을까 싶어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베네치아 여행은 무척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