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69

오키나와 여행기(에필로그)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 2주 정도 되었을 때 토카시키 섬에서 보냈던 나에게 쓴 엽서가 도착했다. 80년대 스타일의 서류 봉투같은 편지 봉투와, 우체국에서 찍었던 다양하고 예쁜 모양의 도장과, 90엔짜리 새가 그려져 있는 우표, 그리고 오키나와에서의 행복했던 추억까지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졌다. 엽서를 보니 오키나와 여행하면서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고 그렇게 앉아 한참을 추억에 젖었다. 그리고 그 해 11월, 나는 건강한 딸아이를 출산했고 그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지금 37개월이 되었다.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 말로는 아이를 이길 수가 없고 체력은 또 얼마나 좋은지 같이 놀다보면 40대인 엄마는 금세 지쳐서 드러누워야 하는 지경이 되었지만 그래도 날마다 깨를 볶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가끔 엄마와..

무*한*자*유-중국 배낭 여행(에필로그)

난 자스민 차를 마시지 않는다. 그 전에는 한 번도 향기조차 맡아보지 못한 자스민 차를 중국의 숙소에서 언제나 마실 수가 있었다. 그 때는 그렇게 달콤했던 자스민 차였는데 지금은 어쩌다가 향기라도 맡게 되면 내 가슴 속은 한 순간에 추억으로 가득 차 버린다. 아련하고, 그립고, 결국엔 다시 돌아가지 못할 그 기억의 조각들이 안타까워 어느 새 마음에는 눈물이. 내 인생의 화양연화. 사랑한다. 그 짧았던 스물 한 살의 여행을 영원히.

무*한*자*유-중국 배낭 여행(17)-그 후의 일들

기차를 타고 이틀 밤을 자며 드디어 상해에 도착했다. 13일 새벽 5시 15분쯤이었다. 우선 역 출구에서 상해 지도를 샀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공항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버스를 타야겠기에 버스 정거장으로 보이는 곳으로 가서 아무 사람한테나 물어본다는 것이 어느 청년을 만나게 되었다. 그 청년은 내가 이 타국땅에 혼자 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버스비지 내주고 공항 찾는 일에 정말 성심을 다해 도와주었다. 그 청년 덕분에 지하철을 타고 무사히 공항에 올 수 있었다. 12시 30분 인천으로 가는 아시아나 항공이 있어서 두말 않고 한국으로 왔다. 처음해 본 배낭 여행은 갈 때 느꼈던 두려움과는 달리 너무나 신선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나게 해 주었다. 낯선 사..

오키나와 여행기(8일차, 2019.8.6.화)-[나하시] 한국으로 출발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흘러 기어이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너무나 아쉬운 7박 8일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우리는 오늘 오후 5시 20분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여행 마지막 날이니 아침 조식을 더욱 알차게 즐겨보자! 7시 조금 넘어서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1차는 늘 그랬듯 역시 밥과 반찬으로 시작했다. 흰 쌀밥과 볶음밥, 고로케, 어묵, 단무지, 소세지, 달걀찜, 만두, 야채볶음, 오키나와 소바 등 밥이랑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는 반찬들을 한 가득 담아왔다. 2차도 늘 그랬듯 아메리칸 스타일로 크로아상, 와플, 조각 케이크, 모닝빵, 잼, 요커트와 과일을 가져와 마지막 조식인 만큼 천천히 음미하면서 많이많이 먹었다. 역시 빵은 언제 어디서든 옳다...

오키나와 여행기(7일차, 2019.8.5.월)-[나하시] 슈리성, 옥릉

(이 글에서 설명은 '프렌즈 오키나와-전명윤, 김영남'을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슈리성을 보러 가는 날. 역시나 아침은 호텔 조식 뷔페로 시작한다. 어제 많이 걸어서 무척 피곤했는데 그래도 조식은 포기할 수 없지. 아침 7시 30분쯤 호텔 1층으로 내려왔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1차는 언제나처럼 밥과 반찬으로 시작했다. 만두, 튀김, 햄과 여주가 들어간 오일 스파게티, 고등어 구이 한 쪽, 단무지를 비롯한 밑반찬 종류, 오키나와에서 많이 나는 해조류인 모즈쿠(큰실말), 오키나와 소바, 미역과 유부가 들어간 미소 된장국까지 야무지게 가져왔다. 다행히 이 호텔 조식 뷔페도 맛이 좋았다. 역시 음식이 맛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행복한 기분이 든다. 2차는 아메리칸 스타일로 크로아상을 비롯한..

오키나와 여행기(6일차, 2019.8.4.일)-[나하시] 마키시 공설시장, 국제 거리, 쓰보야 도자기 거리, 류보백화점

(이 글에서 설명은 '프렌즈 오키나와-전명윤, 김영남'을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나고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나하시로 돌아가는 날이다. 오늘도 이른 아침 조식 뷔페를 먹으며 하루를 맛있게 시작해보려 한다. 여행을 하면서 호텔이나 리조트에 묵으면 조식 뷔페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숙소마다 메뉴도 다르고 맛도 다르니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1차는 밥과 미소 된장국, 비엔나 소세지, 샐러드, 스크램블, 감자 튀김, 스파게티 등 반찬으로 시작했다. 미소 된장국이 쪽파도 많이 들고 나름 깊은 맛이 나 맛있었고 다른 반찬들도 모두 괜찮았다. 뷔페에서 1차만 먹으면 섭섭하지. 항상 2차 이상은 먹어줘야 한다는 나와 엄마의 뷔페 철학이 있다. 그래서 2차 시작. 2차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메리..

오키나와 여행기(5일차, 2019.8.3.토)-[나고시] 츄라우미 수족관

(이 글에서 설명은 '프렌즈 오키나와-전명윤, 김영남'을 참고하여 썼다.) 오늘도 깨끗하고 청결한 침구에서 푹 자고 일어났더니 기분이 좋았다. 우선 얼굴을 씻고 간단하게 화장을 한 다음 조식을 먹으러 1층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갔다. 나는 여행을 다닐 때 숙소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으면 어떤 음식이 나올까 항상 기대를 하고 가는데 여기도 다행히 나름 종류도 많고 맛도 썩 훌륭했다. 뷔페로 밥과 국, 일본 스타일의 반찬, 빵, 우유, 디저트, 과일 등 먹을 게 많아서 정말 행복했다. 1차로 가져온 음식들이다. 밥과 미소 된장국, 카레, 여러가지 반찬들, 스파게티와 미트볼 등 먹고 싶은 음식을 식판에 가득 가져와 맛있게 먹었다. 특이하게 여기는 식판이 있어서 좋았다. 칸칸이 반찬을 담아와 먹기가 편리했다. 국도..

오키나와 여행기(4일차, 2019.8.2.금)-[나고시] 나고시로 출발

(이 글에서 설명은 '프렌즈 오키나와-전명윤, 김영남'을 참고하여 썼다.) 간밤에 깨끗한 이부자리에서 푹 자고 일어났더니 기분이 얼마나 상쾌하던지 돈이 좀 비싸더라도 좋은 숙소에서 자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엊그제 토카시키 마을에서 묵었던 숙소에서는 밤새 한숨도 못자서 어제 많이 피곤했었는데 하룻밤 잘 자고 일어났더니 피곤이 말끔히 사라지고 다시 생기가 도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일어나보니 창밖으로 비오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배를 타고 다시 나하시로 나가는 날인데 배가 뜰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어제 비가 오지 않고 오늘 와서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오늘이 해변으로 놀러가는 날이었다면 물놀이도 못하고 꼼짝없이 숙소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냈을 뻔 했다. 그럼 얼마나 억울하고 아쉬..

오키나와 여행기(3일차, 2019.8.1.목)-[토카시키 섬] 토카시키 섬, 아하렌 비치 해수욕

(이 글에서 설명은 '프렌즈 오키나와-전명윤, 김영남'을 참고하여 썼다.) 어젯밤에 한숨도 못자서 머리도 멍하고 온몸이 찌뿌둥했다. 엄마는 그래도 좀 주무셔서 다행이다. 엄마는 원래 6시 전에 일어나시는데 나는 잠을 못자서 엄마가 일어나실 때 나도 같이 일어났다. 여름이라 그런지 날은 이미 밝아 있었다. 너무 일찍 일어나는 통에 아침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무엇을 할까 하다가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는 어제 마을 산책을 할 때 눈여겨 보아 두었던 샌드위치와 주먹밥을 파는 가게에 가보기로 했다. 숙소를 나서기 전에 숙소 모습을 담아 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숙소처럼 보이지만 방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마치 판타지 영화 속으로 들어온 것처럼 그 때부터 지옥의 문이 열리는 이상한 나라의 숙소이다. 우리..

오키나와 여행기(2일차, 2019.7.31.수)-[토카시키 섬] 토카시키 섬, 토카시키 마을 산책

(이 글에서 설명은 '프렌즈 오키나와-전명윤, 김영남'을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토마리 항에서 배를 타고 토카시키 섬으로 들어가는 날이다. 하늘도 맑고 날씨도 화창해서 배를 타기 딱 좋은 날이었다. 아침으로는 한국에서 가져 온 신라면 컵라면 2개와 역시 한국에서 가져온 햇반 1개, 그리고 어제 패밀리 마트에서 산 스팸 주먹밥 1개를 엄마랑 둘이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컵라면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나 옳다. 어제 산 주먹밥도 스팸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맛이 괜찮았다.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체크아웃을 했다. 배가 10시에 떠나니 그리 서둘러 갈 필요는 없었다. 숙소에서 토마리 항까지 걸어서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아침 8시 30분쯤 숙소를 나선 것 같은데 구글맵이 알려주는 대로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