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중국(2016)

베이징 여행기(5일차, 2016.8.5.금)-만리장성(팔달령)

anna325 2018. 1. 13. 15:07

(이 글에서 설명은 '프렌즈 베이징-전명윤, 김영남'을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아침을 '펑리수'를 먹으며 시작한다. 펑리수는 대만에서 유명한 파인애플맛 케이크이다. 어제 차 전문점 '천복'에서 60위엔(약 10,680원)을 주고 한 상자 샀다. 달달하니 맛있었다.

 

 

 

 

 

오늘은 베이징 외곽에 있는 만리장성에 가야 하므로 먼 여정에 배가 고프면 안 되니 숙소 근처 골목 식당에 들어가 아침 식사를 했다. 여기는 두 번 갔었던 숙소 맞은편 작은 식당과 규모는 비슷한데 좀 더 깨끗한 느낌이 들었다. 메뉴가 사진으로 벽에 붙어 있어 주문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이건 나뭇잎 만두이다. 모양이 나뭇잎 모양이어서 내가 그냥 붙여본 이름이다. 10개 들이 한 판이 7위엔( 약 1,246원)으로 매우 저렴했다.

 

 

고기가 들어간 만두는 역시 맛있었다. 세 명이서 먹기에는 좀 양이 부족한 것 빼고는 만족. 옆에 있는 소스는 좀 시큼한 맛이 났다. 우리가 만두와 같이 먹는 간장과는 다른 맛이었다.

 

 

그리고 볶음밥이 있길래 볶음밥도 주문했는데 오호라~ 내 인생 최고로 맛있었던 볶음밥이었다.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있고 완두콩, 옥수수, 당근, 달걀, 그리고 짭쪼름한 소스가 밥과 잘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맛있게 볶음밥을 해도 이 맛이 안 나고, 식당에 가서 시켜 먹어 보아도 이 맛이 안 난다. 중국의 볶음밥은 엄지척! 무조건 인정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 정도 양의 맛있는 볶음밥이 13위엔(약 2,314원)밖에 안 한다는 것이다. 정말 싸고 맛있는 가성비 甲 볶음밥이었다.

 

 

식당에서 먹은 음식들은 성인 3명이서 먹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일부러 조금만 시켰는데 그 이유는 바로바로 식당 바로 옆에서 하는 이 길거리 음식이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일 이 길을 지나다니면서 아침에만 잠깐 하는 이 길거리 음식이 꼭 먹고 싶어 침을 삼키곤 했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일단 밀가루 반죽 같이 생긴 것을 얇게 펴고 그 위에 계란을 하나 깨서 올린다. 그리고 어떤 잎을 뿌리고.

 

 

그 반죽을 뒤집은 후 이들이 만든 특제 소스를 바른다.

 

 

다시 속재료를 넣고 말면 맛있는 전병 완성. 하나에 5위엔(약 890원)밖에 하지 않지만 아침 식사로 손색이 없는 근사한 음식이 만들어졌다. 이것으로 아침을 해결하려는 사람들로 그 앞이 복작복작 했다. 우리는 근처 건물 계단에 앉아 사이좋게 이 전병을 나누어 먹었다. 반죽이 부드럽고 익숙한 달걀 맛에 특제 소스까지 더해져 담백하고 정말 맛이었다. 오늘은 정말 만족스러운 아침 식사를 해서 기분이 참 좋았다.

 

 

가격이 저렴하여 우리가 즐겨 마시던 550mL 생수(농부산천) (2위엔, 약 356원)

 

 

만리장성 중 가장 유명한 구간인 팔달령 입구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덩스커우 역에서 지수이탄 역까지 갔다. 지수이탄 역에서 내려 팔달령행 877路 직행버스를 탈 수 있다는 덕성문 근처 터미널로 걸어가니 사람들이 이런 모양새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뜨악! 여기가 6.25 전쟁 당시 인해전술로 우리 군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는 중국이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는데 이 많은 사람들에 섞여 과연 우리는 언제 버스를 탈 수 있을까?

 

 

한 시간쯤 기다려 겨우 탄 877로 직행버스이다. 우리는 다행히 운이 좋아 앉아 갈 수 있었는데 서서 가는 사람도 있었다. 대단하다. 버스가 출발하자 차장이 돌아다니며 표를 끊어 주었다. 편도 12위엔(약 2,136원)이었다. 버스는 약 2시간을 달려 팔달령 버스 정류장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아침에 터미널에서 줄을 서느라 시간을 많이 허비했더니 점심 때쯤 도착을 했다. 그래서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걸어가다가 한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이건 국수이다.

 

 

그리고 이건 돼지고기 덮밥이다. 합쳐서 90위엔(약 16,020원)이었다. 관광지라 그런지 맛도 그저 그렇고 음식값이 꽤 비쌌다.

 

 

만리장성에 올라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 역시나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한 시간 넘게 기다려서 케이블 카를 탈 수 있었다. 케이블카 표는 왕복 100위엔(약 17,800원), 팔달령 입장료는 40위엔(약 7,120원)이었다.

 

 

드디어 만리장성에 올랐다. 아래로 상점들이 보이고 저 멀리 이어진 만리장성이 보인다.

만리장성은 2200년 전 전국시대를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의 진시황제가 처음으로 건설했다고 한다. 북부의 기마병 부대였던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 진나라는 보병 중심이어서 흉노족을 무서워했다고. 진나라 전부터 있었던 7국이 북방에 쌓았던 성을 진시황제가 이어서 지금의 만리장성의 초안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후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한 건 철처히 쇄국정책을 펼쳤던 명나라 때라고 한다. 진시황제와 같은 이유로 북방 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길이는 2700km. 리로 계산해보면 675리이다. 만리라는 이름이 붙은 건 그만큼 길다는 뜻인가 보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갔던 팔달령은 만리장성의 대명사 격으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 베이징을 벗어나 북부의 주요 지역으로 연결되는 교통의 거점에 건설되어 있어 사통팔달이라는 의미로 팔달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팔달령 구간은 명나라 때 재건된 구간이다.

하지만 벽돌과 흙 등을 주변 농민들이나 백성들이 빼내어 가거나 몰래 가져다 팔기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허물어지고 보수하는 일이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고. 참 재미있는 나라다.

 

 

 

 

 

 

끝없이 펼쳐진 만리장성

 

 

 

 

계단을 올라가면 누각에 오를 수 있는데 누각에서 바라본 사람들의 모습.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빽빽하다. 더 놀라운 건 대부분 중국사람이라는 것!

 

 

 

 

 

 

 

 

중간중간에 있던 대포를 쏘던 곳이었는지 물이 흘러가는 수로였는지 모를 작은 구멍. 한자도 새겨져 있다.

 

 

벽돌을 다시 쌓아 깨끗하게 보수한 모습이다.

 

 

누각에 올랐다가 다시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내려가는 길

 

 

 

 

 

 

 

 

 

 

 

 

다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 케이블카를 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케이블카는 언제나 무섭다.

 

 

 

 

또 기다려야 한다. 무엇을? 베이징으로 가는 버스를. 여기도 줄이 너무너무 길다. 중국은 어딜가나 사람이 너무너무너무 많다. 여기서도 한 시간 이상 기다린 듯.

 

 

차 안에서 보았던 멋진 산의 모습. 돌산인 것 같은데 규모가 큰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베이징 숙소 근처에 도착해 저녁을 먹으러 왕푸징다제의 꼬치골목에 갔다. 엊그제 왔을 때 보아둔 골목이다.

참! 위의 사진은 '왕부정'이라는 우물이 있었던 자리라고 한다. 이 곳은 베이징 최고의 번화가로 한국의 명동쯤 되는 골목이다. 청대에는 이 일대를 중심으로 약 10여 곳의 왕부가 모여 있었는데, 왕부에서 사용하는 우물이 '왕부정'이라고. 이 곳에 모여 살던 왕들은 친왕들이었다고 한다. 친왕이란 영지 없이 왕의 칭호를 받은 명예직 왕을 말한다. 비록 황제는 아니어도 왕족들이었기 때문에 부귀영화를 누렸는데 그 덕분에 각종 명품 가게들이 즐비했다고. 그 후 청이 멸망하면서 더불어 몰락한 친왕들이 생계를 위해 금은보화와 보물들을 내다 팔았는데 그래서 한 때는 골동품점도 많았다고 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이 건설된 후에는 대규모 국영 백화점들과 명품 가게들이 생겨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그러나저러나 꼬치골목은 너무 좁고 사람이 많아서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지나다니느라 숨쉬기도 곤란할 정도였다. 게다가 더욱 최악인 건 관광객들 상대라 그런지 음식 값이 너무 비쌌다. 돼지고기 꼬치 2개에 10위엔(약 1,780원), 만두 5개에 45위엔(약 8,010원), 딤섬 6개에 50위엔(약 8,900원)이나 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먹은 음식 값에 비하면 턱없이 비싼 값이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디 서서 먹을 데도 없고 해서 골목 밖으로 빠져나와 계단에 앉아 먹었다. 계단도 이미 사람들로 만원이라 앉을 곳도 마땅히 없어서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비싼 바가지 요금 때문에 화가 난 참인데 설상가상으로 음식들이 맛도 없었다. 오늘 만리장성에 갔다 오느라 힘든데다가 이런 일까지 있으니 기운이 쪽 빠지는 느낌이었다. 다시 안 볼 관광객들이라고 맛도 별로 없는 음식들을 그런 비싼 값에 팔다니. 중국인들 특유의 상술이 보여서 기분이 영 별로였다.

 

 

 

오다가 숙소 근처 구멍가게에서 산 아이스크림. 파인애플 맛 아이스크림이었는데 맛있었다. 2위엔(약 356원)

 

 

그리고 1.5L짜리 오렌지 주스도 샀다. 오렌지 주스는 어디서 사 먹던지 참 맛있다. 왼쪽은 '농부산천' 4L짜리 생수이다. 8위엔(약 1,424원)

 

꼬치골목의 바가지 때문에 저녁에는 기분이 영 별로였지만 마지막까지 힘을 내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누웠다. 그래도 내일을 위해 힘을 내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