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미국(2019)

하와이 여행기(5일차, 2019.2.13.수)-[오하우] 렌트카로 오하우 섬 돌아보기

anna325 2021. 6. 9. 23:25

(이 글에서 설명은 여행사에서 제공해 준 '투어팁스 가이드북'을 참고하여 썼다.)

 

오늘은 렌트카를 타고 오하우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날이다. 흔히 오픈카라고 불리는 컨버터블 카를 빌려준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차는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을 뿐더러 앞으로도 탈 일은 없을 것 같아 무척 기대가 되었다. 물론 나보다도 차에 관심이 많은 남편이 더 설레어 하는 것 같았다. 

오늘도 아침으로 배부르고 맛있게 호텔 조식 뷔페를 먹고 렌트카 업체를 찾아 나섰다. 호텔에서 도보로 약 10분~15분 정로 걸리는 곳에 있어 걸어가기로 했다. 아침 8시부터 렌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호텔에서 7시 30분 정도에 출발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열지 않은 상점이 많고 인적도 드물어 거리가 무척 한산했다. 요 며칠 동안 늦은 밤까지 늘 활기차고 발랄한 거리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렇게 조용한 거리를 걷고 있으니 마치 다른 도시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렌트카 업체로 갈 때 소중히 챙겨 간 예약 확인서이다. 2년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첫날 공항에서 만났던 하와이 현지 가이드에게 받지 않았을까 싶다. 업체명은 'Dollar Rent Car'이고 차 종류에 'Convertible'이라고 써 있다. 그리고 예약 시간은 아침 8시라고 표시되어 있다. 

 

남편이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받아 온 국제운전면허증도 잊지 않고 챙겼다. 

 

우리는 8시가 되기 전에 도착을 해서 사무실로 갔는데 주차장에는 멋진 차들이 주욱 주차가 되어 있었고 직원들은 차를 정비하고 있었다. 사무실도 문을 열고 손님들을 받고 있었는데 우리 앞에 한 팀이 있어서 줄을 서서 조금 기다렸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예약 확인서와 국제운전면허증을 보여주니 몇 가지 주의 사항과 안내 사항을 알려주고는 바로 우리가 탈 차를 안내해 주었다. 직원이 차의 문을 여는 방법과 차의 여러 가지 기기들을 작동시키는 방법, 네비게이션 사용 방법, 반납할 때 주유를 해서 올 것 등 몇 가지 알려주고는 키를 건네주었다. 원래 렌트카는 24시간 렌트를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오늘 반납을 할거라 렌트카 업체 문 닫는 시간인 저녁 8시까지는 와서 반납을 할 계획이었다.

 

우리 차의 계기판은 이렇게 생겼다. 우리나라 차와 그다지 큰 차이는 없어 보였다. 

 

한국어가 나오는 네비게이션이 장착이 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구글맵도 켜 놓고 같이 보면서 운전을 했다. 남편은 이런 차를 처음 운전해보는데도 금방 적응을 해서 안정적으로 운전을 했다. 남편이나 나나 이런 오픈카를 처음 타보는 거라 흥분이 되었다. 와이키키 해변을 벗어나니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보았던 잘 정돈된 주택가가 나왔다. 

 

오늘도 날씨가 화창해 드라이브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우리가 빌린 차, 주차해 놓았을 때 정면에서 한 번 찍어보았다. 역시나 번호판에 무지개가 그려져 있다.

 

주택가를 지나가다가 바다와 맞닿아 있는 공원이 있어 차를 세우고 한 번 걸어보았다. 잔디가 곱게 깔려있고 하와이를 상징하는 야자수가 시원하게 뻗어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산책길이었다. 

 

잔디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산책을 하다 보면 짠 하고 이런 바다가 나온다. 작은 백사장도 있어 조용히 물놀이 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차 뚜껑을 열고 기념 사진 찰칵! 

 

남편도 역시 차 뚜껑을 열고 기념 사진 찰칵!

 

다시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조금 가니 주차장이 있고 사람들이 내려서 저 산을 구경하고 있어서 우리도 내려서 잠시 구경을 했다. 저 산의 이름은 바로 '코코헤드'. 코코헤드는 화산이 폭발해서 만들어진 산으로 산 정상에 가면 분화구가 있다고 한다. 보기만 해도 매우 가파르게 보이는데 코코헤드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이 가파른 산을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군수물자의 수송로였던 철길을 계단 삼아 약 40분 정도 오르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는데 계단의 갯수가 약 1,000개 정도 된다고 한다. 용암이 흘렀던 자국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여기서 보니 정말로 정상까지 난 철길을 오르는 사람들이 아주 작게 보였다. 나도 시간이 충분히 있었으면 한 번 올라가보고 싶었다. 산 정상에 올라가면 바다와 다운타운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굉장히 멋질 것 같았다.

 

이곳은 일명 '지도 마을'로 불리는 곳인데 코코헤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 곳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나도 처음에 보았을 때 정말 신기했는데 마을이 꼭 우리나라 지도를 닮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러 그렇게 마을을 형성한 것은 아니겠지만 먼 타국에서 한국 전도 모양의 마을을 보니 뭔가 유대감이 느껴진달까. 아무튼 기분이 묘했다.

 

이 곳은 지도 마을 맞은편에 있는 '하와이 카이'이다. 하와이 카이는 고급 주택가이면서 해양 스포츠의 메카로 잘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해양 스포츠와 관련된 가게들이 많고 강습 프로그램도 있어 하나우마 베이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언뜻 보아도 마을이 무척 평화로워 보인다. 역시 부촌이라 평화와 여유가 멀리서도 잘 느껴지는 것 같다.

 

다시 길을 떠나 한참을 가니 이번에는 아름다운 바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왼쪽의 산에서는 용암이 흘러내린 모습이 그대로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쪽빛 바다가 철석철석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파도를 몰고 오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었다.

 

조금 더 내려오니 집채만한 파도가 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먼 바다는 무척 잔잔해 보였는데 해안선 근처에서는 파도가 제법 셌다. 파도 소리가 마치 천둥이 치는 것 같아서 조금 무섭기도 했다.

 

왼쪽으로는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이 있었는데 여기도 파도 치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파도가 남기고 가는 하얀 포말이 마치 소금을 뿌려 놓은 듯 하얀색으로 반짝반짝 빛이 났다.

 

해변으로 가서 차를 세우고 잠깐 구경을 했다. 파도가 그리도 센데 그래도 수영에 자신 있는 사람들인지 파도를 즐기며 물 속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 해변은 화산이 옆에 있어 풍경이 무척 멋있었다. 또한 조용한 해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람도 많지 않아 편안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지나가다가 해변 가까이에 우뚝 솟아 있는 섬이 있어 차를 세우고 구경을 했다. 이 섬도 종 모양으로 경사가 가파른 것을 보니 화산섬인 것 같았다.

 

해안선을 따라서 드라이브를 하다가 중간에 마을을 만나게 되었다. 도로변에 성당도 있어서 차를 세우고 구경을 했다. 성당은 그리 크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성모마리아께 인사도 드리고 성당 주변도 한 번 둘러보았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성당 맞은편에는 초등학교가 있어서 초등학교도 둘러 보았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수업 중인지 바깥에는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학교 여기저기를 구경했는데 예전에 뉴질랜드에 갔을 때 보았던 초등학교처럼 단층 건물 몇 채가 흩어져 있었다.

 

초등학교까지 구경을 마치고 나니 점심 때가 훌쩍 지나 있었다. 차를 타고 조금 더 가니 다행히 동네가 나오고 도로변으로 작은 상가들과 수퍼마켓이 있었다. 식당이 몇 군데 있었는데 하와이 피자는 어떤 맛인지 궁금해 'Round Table Pizza'라는 피자집으로 들어갔다. 매장은 그리 크지는 않았는데 다양한 맛과 크기의 피자가 있었다. 그 중에 우리가 선택한 피자는 '4조각 피자(10.99달러, 12,253원)'와 소다수(3.25달러, 3,623원)였다. 주인 아주머니가 연세가 좀 있는 분이었는데 이것저것 메뉴를 살펴보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도 싫은 기색 없이 친절하게 주문을 받아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다른 손님들도 몇 명 있었는데 다른 손님들은 1명 당 피자 1판씩 시켜서 푸짐하게 먹고 있었다. 샐러드바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샐러드바는 요금을 내고 먹어야 해서 우리는 이용하지 않았다. 

 

하와이에 도착한 첫 날 햄버거 가게에서도 그랬듯이 여기도 번호표를 식탁 위에 놓고 기다리고 있으면 음식을 가져다 주고 번호표를 가져간다. 

 

조금 기다리자 드디어 피자가 나왔다. 토핑을 어떤 걸 시켰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두툼한 도우 위에 고기와 야채, 올리브 등이 올라가 있는 피자였다. 둘이 먹기에는 양이 좀 부족해 보이는데 피자 도우가 꽤 두툼하고 고기도 있어서 그런대로 괜찮았다. 맛도 고기와 야채, 소스, 치즈가 조화롭게 잘 어울려서 꽤 맛있었다. 예전에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피자는 도우가 얇고 토핑도 한국 피자에서는 흔히 보지 못했던 재료들이 많았는데 미국식 피자는 도우가 두껍고 토핑도 한국에서 흔히 먹었던 피자와 비슷해서 맛있게 잘 먹었다. 그렇다고 이탈리아 피자가 맛이 없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탈리아 피자도 익숙한 맛은 아니었지만 맛있게 잘 먹었었다. 그래서 결론은! 이탈리아 피자든 미국 피자든 피자는 세계 어디를 가나 다 맛있다는 것!

 

피자집 양 옆으로 작은 상가들이 죽 이어져 있었고 평소에 관리가 잘 되는지 외관이 꽤 깨끗했다. 상가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었고 한 쪽에는 수퍼마켓도 있어서 사람들과 차들이 수시로 왔다갔다 했다. 우리는 예상보다 시간이 지체되어 수퍼마켓은 구경하지 못하고 바로 차를 타고 출발을 했다.

 

 

해안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가 뒤에 멋진 산이 있고 그 앞에는 휴게소같은 곳이 있어 화장실도 갈 겸 잠깐 차를 세웠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이 곳이 휴게소인 줄 알았는데 한국으로 돌아와서 가이드북을 보니 '쿠알로아 목장&액티비티 클럽'이라는 유명한 관광지였다. 쿠알로아 목장은 과거에 원주민 중에서도 서열이 높은 원주민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신성시 되었던 장소라고 한다. 그만큼 웅장하고 거대한 산과, 끝없이 펼쳐져 있는 푸른 목장, 우거진 나무 등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고. 영화 '쥬라기 공원'과 '고질라', 드라마 '로스트' 등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는데 영화 촬영지 코스만 돌아보는 무비 사이트 투어 프로그램이 있고 사륜 바이크나 승마, 사격 등의 다양한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시간도 없었지만 이 곳이 이렇게 유명한 관광지인지 몰라서 화장실만 이용하고 바로 나왔었는데 조금 아쉽기는 하다. 뒤로 보이는 야자수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걸 보니 이 때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나 보다. 다른 건 몰라도 건물 뒤로 보이는 산이 정말 웅장하고 멋진 곳이었다.

 

그 후로도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했는데 비슷한 풍경들이 반복되다 보니 오전에는 연신 "우와!"하고 감탄을 하며 아름답고 멋진 풍경들을 감상했는데 오후에는 큰 감흥이 없이 그저 그랬다. 가끔은 같은 화산섬인 제주도와 경치가 비슷해 제주도를 여행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가다보니 오후 4시 30분쯤 오늘 저녁 식사 장소인 지오반니 새우 트럭에 도착하게 되었다. 오하우의 북쪽 해안가를 일컫는 노스 쇼어에는 새우 양식장이 많아 새우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새우 트럭도 그만큼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새우 트럭이 바로 '지오반니' 새우 트럭이라고 한다. 역시나 인기가 있는 만큼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거나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오반니의 메뉴는 다진 마늘과 오일로 볶아낸 갈릭 새우라 불리는 가장 기본적인 '쉬림프 스캄피', 매콤하게 양념한 '핫 스파이시 쉬림프', 레몬 소스를 넣은 '레몬버터 쉬림프' 이렇게 3가지이다. 우리는 그 중에서 '쉬림프 스캄피(14달러, 15,610원)'와 '핫 스파이시 쉬림프(14달러, 15,610원), 스프라이트 1캔(얼마인지 기억이 나지 않음)을 주문했다.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음식이 나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사람들은 음식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같이 온 일행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오반니 새우 요리를 즐기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갈릭 새우라고 불리는 '쉬림프 스캄피'가 나왔다. 그런데 번호표를 들고 기다리던 남편이 가져온 음식은 쉬림프 스캄피 뿐이었다. 나는 분명 '쉬림프 스캄피'와 '핫 스파이시 쉬림프' 두 가지를 주문했는데 왜 '쉬림프 스캄피'만 나온 거지? 남편에게 물어보니 그냥 이것만 주더라며 자기도 잘 모르겠단다. 그래서 내가 주인에게 가서 상황을 설명하니 알았다면서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조금 기다리니 '핫 스파이시 쉬림프'가 나와 우리 자리로 가져왔다. 오른쪽이 '핫 스파이시 쉬림프'이다. 하마터면 돈은 돈대로 다 내고 둘이서 '쉬림프 스캄피'만 먹고 주린 배를 움켜잡으며 기분까지 내내 나쁠 뻔 했다. 그래도 학생 때 배운 영어가 이럴 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영어 한 마디 못했으면 말도 꺼내보지 못하고 억울하게 당할 뻔 했다.

생각보다 새우의 양이 적어서 좀 실망을 했는데 나는 평소에 매콤한 걸 좋아해서 그런지 쉬림프 스캄피보다는 핫 스파이시 쉬림프가 더 입맛에 맞았다. 쉬림프 스캄피는 좀 느끼하다고 할까. 핫 스파이시 쉬림프는 적당히 매콤하고 매콤함이 느끼함과 비린맛을 잘 잡아주어 맛있게 잘 먹었다. 다만 성인 둘이 먹기에는 양이 조금 부족했는데 '레몬버터 쉬림프'도 같이 시켜서 먹어볼 걸 그랬다.

새우를 다 먹고 새우 트럭 주변을 좀 돌아보니 시간이 5시 30분 정도 되었다. 렌트카 업체가 저녁 8시까지 한다고 했으니 그 전에 차를 반납해야 했다. 배도 든든하니 이제 슬슬 떠나볼까? 호놀롤루로 돌아가는 길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해안가가 아니라 내륙쪽으로 가기로 했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도로 양 옆으로 곡식을 심어 놓은 광활한 밭도 지나고 유명한 파인애플 농장도 지나고 호놀롤루에 거의 다 도착해서는 퇴근 시간이라 도로를 꽉 채운 차들도 보았다. 시내로 들어서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어느 새 주변에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시내에 들어오니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 

아침에 렌트카를 받을 때 직원이 차를 반납할 때는 주유를 해서 반납을 하라고 당부를 했기 때문에 렌트카 업체 근처에 있는 주유소에 들렀다. 그런데 남편이 아무리 찾아보아도 주유구를 여는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단다. 그래서 마침 옆 주유기에서 기름을 넣고 있는 남자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한국분이어서 한국말로 주유구를 찾는 것부터 주유를 하는 방법까지 속 시원하게 물어볼 수 있었다. 한국분의 도움으로 주유구도 무사히 찾았고 이제 주유를 하면 되는데 여기는 주유를 하기 전에 미리 주유소 안쪽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계산원에게 얼마치를 넣을 건지 말하고 돈을 지불해야 했다. 그러면 영수증 같은 종이를 주는데 나중에 주유를 하고 계산한 것보다 더 넣었으면 그 편의점에 가서 영수증을 보여주고 돈을 더 내야하고 덜 넣었으면 덜 넣은 만큼 환불을 받아야 했다. 주유도 셀프 주유를 해야 하고 아무튼 전체적으로 굉장히 불편한 시스템인데 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으니 하와이에서는 하와이 시스템에 따라야지 별 수 있나. 

 

우리는 4갤런 정도를 넣어 13.1달러(14,606원)가 나왔다. 편의점에서 계산한 금액보다 적은 금액이라 영수증을 들고 다시 편의점으로 가 계산원에게 보여주니 덜 넣은 만큼 환불을 해주었다. 

 

초록색 바탕에 있는 버튼은 디젤 버튼이고 파란색 바탕에 있는 버튼은 가솔린 버튼인 것 같은데 버튼에 써 있는 숫자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한국분의 도움으로 주유도 무사히 했으니 이제 렌트카 업체에 차를 반납하기만 하면 되는데 렌트카 업체가 주유소에서 가까워서 금방 반납을 할 수 있었다. 그 때 시간이 7시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차를 반납하고 아침에 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 호텔까지 걸어갔다. 호텔 근처 거리에 ABC마트가 있어 들어가 기념 엽서 2장을 샀다. 나는 해외 여행을 할 때는 꼭 기념품 가게에 들러 기념 엽서를 산 다음 여행이 끝날 즈음에 엽서를 써 나에게 보내곤 했었다. 그럼 약 2주 정도 뒤에 우리집으로 엽서가 오는데 그 엽서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살랑살랑 설레다가 엽서를 받아서 읽으면 여행했을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 기분이 좋아지고는 했다. 혼자서도 그렇게 했는데 하물며 신혼 여행 중인 지금은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추억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내일 남편은 나에게, 나는 남편에게 엽서를 써서 한국으로 보내기로 하고 2장(각 0.49달러, 546원)을 산 것이다. 

 

엽서를 사고 호텔로 들어오다가 호텔 1층에 있는 ABC마트에 들러 Langers Mango 음료수(1.99달러, 2,218원), 말린 망고(4.99달러, 5,563원), Lays 클래식 감자칩(4.49달러, 5,006원)을 샀다. 망고 음료수는  한국에서 먹었던 망고 주스와는 달리 적당히 달고 맛있어 어제에 이어 오늘 또 산 것이다. 처음으로 사 본 감자칩도 그럭저럭 맛있었다. 말린 망고는 태국에서 맛있게 먹었던 게 생각나 샀는데 세계 어딜 가나 말린 망고는 달고 맛있는 건 당연지사.

호텔방으로 들어와 얼른 씻고 긴 소파에 앉아 아까 산 간식거리를 먹으며 쉬었다. 창밖을 보니 아름답고 파랗던 와이키키의 바다 위에는 온통 칠흙같은 어둠이 내려앉았고 주변의 호텔과 상점들에서 켜 놓은 불빛들만 반짝였다.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도 즐겁고 알차게 잘 보냈다. 그동안 여행을 많이 했지만 이렇게 렌트카를 빌려서 여행한 것은 제주도 외에 해외 여행에서는 처음이라 이색적이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고 즐겁기도 했다. 하루 동안 오하우 섬을 한 바퀴 돌아본 것도 특별한 경험이어서 좋았다. 

음.. 이제 간식도 먹었으니 내일을 위해서 어서 푹 자야겠다.